[서울=충청일보 이득수기자] 자유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맡고 있는 3선 김세연 국회의원(47·부산 금정)이 17일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그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물론 의원 전체가 총사퇴하고 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자유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 무너지는 나라를 지켜낼 수 없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라고 비판하며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를 살리는 마음으로 우리 다 함께 물러납시다"라며 황 대표, 나 원내대표에게 동반 사퇴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열악한 상황에서 악전고투하시면서 당을 이끌고 계신 점에는 정말 경의를 표한다"면서 "우리 당의 훌륭하신 선배와 동료 의원들을 감사하고 존경한다. 그러나 정말 죄송하게도 두 분이 앞장서시고 우리도 다같이 물러나야만 한다. 미련 두지 말자다. 모두 깨끗하게 물러나자"고 강조했다.

총선을 5개월 앞둔 상황에서 김 의원의 당 지도부와 중진 동반 불출마 요구는 한국당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했던 유승민·김무성 의원 등과 함께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 사무총장을 맡았던 김 의원은 지난 2월 한국당에 복당했다.

황 대표는 그를 여의도연구원장에 임명해 전폭적인 신뢰를 보였다. 정치권에선 이번 김 의원의 선언으로 한국당 안에서 지지부진한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가 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부산 금정에서 5선을 한 고(故)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이다.

18대 총선 때 부친의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고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한승수 전 국무총리의 사위이기도 하다.

한국당 부산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도 당선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돼왔다는 점에서 당 내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김 의원의 동반 불출마 요구에 대해 이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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