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충북 청주공예비엔날레가 2021년을 기약하며 41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전시는 물론 문화적 도시재생의 성공모델로도 손색이 없었다는 평가 속에 목표 관람객 35만명을 달성했고, 외국인 관람객과 외지관람객 비율이 동반 상승했다.

 무엇보다 문화제조창C 시대를 연 첫 행사라는 점이 관심을 끌었다.

 문화제조창C의 전신은 1946년 가동을 시작한 이래 3000여 명의 근로자가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하던 연초제조창으로, 2004년 폐쇄된 이후에는 도심의 흉물로 방치되던 곳이었다.

 청주시는 이곳을 순차적으로 매입, 2011년부터 공예비엔날레 개최공간으로 활용해오다 2018년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으며 같은 해 12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개관에 이어 2019년 8월 연초제조창의 본관동인 문화제조창까지 준공했다.

 시는 문화제조창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첨단문화산업단지와 동부창고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문화집적공간을 문화제조창C(Cheongju(청주), Culture(문화), Craft(공예) 등 중의적인 의미)로 명명하고 그 중심인 문화제조창과 동부창고에서 비엔날레를 진행했다.

 담배를 생산하던 공장에서 문화집적공간으로 거듭난 문화제조창에서의 첫 비엔날레는 문화적 도시재생의 모범적인 사례로 주목을 받으며 행사 기간 내내 국내 20여 곳에 달하는 지자체의 벤치마킹이 잇따랐다.

 서울, 파주, 밀양, 남양주, 창원, 충북 각 시·군 등의 의회가 앞 다퉈 비엔날레를 방문했고 각 지역의 도시재생 정책에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세계 35개국 1200여 명의 작가가 2000여 점의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였으며, 이는 18개국 780여 명의 작가가 참여했던 2017년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수치보다 의미 있는 건, 공예의 진화와 확장을 목도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참여작 중 정통공예의 비율을 85%까지 높여 역대 비엔날레에서 꾸준히 지적돼왔던 공예 전문 비엔날레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했고, 전위적이고도 기술집약적으로 진화한 공예의 오늘과 미래를 제시했다.

 주 전시장인 문화제조창 만이 아니라 청주의 역사문화공간들과 지역의 국·공사립 전시공간들까지 비엔날레의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 또한 호평을 얻었다.

 2017년 한차례 중단되면서 4년 만에 부활한 국제공예공모전은 46개국 787명의 작가가 참여해 높은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주제를 벗어난 전시와 주 전시장인 문화제조창에서 동부창고로 이어지는 동선 안내가 부족했다는 평이다. 또 주 전시장인 문화제조창과 야외전시장을 연결하는 투어버스 프로그램이 주말에만 운영돼 주중 관람객들의 접근성도 다소 아쉬웠다.

 이제 비엔날레가 끝난 지금 문화제조창이 어떤 공간으로 활용될 것인지가 과제로 남았다.

 청주시의 의도대로 문화제조창이 시민을 위한 열린 전시공간이자 공예 창작과 교육, 소비, 유통, 서비스 모두가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제대로 활용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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