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스페이스몸 '지금, 여기' 展
오는 30일까지 2·3전시장서 개최
23일 부대행사 라운드테이블 진행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충북 청주 스페이스몸 미술관이 2·3전시장(청주시 흥덕구 서부로 1205번길 183)에서 '지금, 여기' 전시를 열고 있다.

이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청년예술가생애첫지원' 기획전시 지원의 일환이다.

박해빈 작가가 기획했으며 박 작가와 이상홍·조이경 작가 등 3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역 구분 없이 활발하게 작품 활동과 발표를 하고 있는 시각예술작가 세 명이 각기 다른 형식과 매체로 이뤄낸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보는 전시다.

▲ 박해빈 作 'island'.

박해빈은 페인팅 작업을 통해 평면회화에서 발견되는 시각적 유희에 대한 관심을 탐구하고 표현한다.

이를 통해 평면회화가 보여줄 수 있는 시각적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를 그림 안에 구성, 새로운 시각적 인식을 불러일으키는 작업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모노톤으로 캔버스의 주름을 재현한 화면 위에 비재현적인 도형 요소들인 점과 선을 사용, 선의 반복이나 교차 또는 연속적인 점 등을 색채로 표현함으로써 시각적 환영을 보여주고자 한다.

5m의 평면회화 설치작품은 캔버스에 한정된 시각 범위를 공간 전체로 확장시켜 그림과 그림, 그림과 공간 사이의 관계를 생각하고 시각적 착시를 통해 새로운 시감각의 경계를 경험할 수 있게 한다.

▲ 이상홍 作 'ghost'.

이상홍은 이질적인 것들의 접목에서 쉽게 발생하곤 하는'소통의 확장 가능성'에 관심을 둔다.

예술 장르 간 경계를 의도적으로 무너뜨리기 위해 연극과 음악 등의 장르에 지속적으로 '조형 드로잉'이라는, 무규칙 종합격투기 같은 작품을 들이대며 보기 드문 방식으로 소통을 꾀하고 있다.

전시에서는 작가로서 늘 가지고 있던 평면회화에 대한 관심과 동경에 대한 고민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선다.

평면 위에서 조형적 언어에만 집중해 만들어지는 이미지를 시각화하는 과정과 결과를 보여준다.

▲ 조이경 作 '한겨울'.

조이경은 영상과 사진 작업으로 텔레비전, 영화, 잡지, 문학 등 여러 문화적 소비와 그 경험에 대한 기억을 상징과 기호로 재생산 혹은 재해석하며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의 'The Colour of Paint_ing' 시리즈는 물감의 소비에서 시작됐다.

가끔 재미 삼아 들어간 화방에서 본, 색색이 진열된 물감과 종이 섹션에 항상 매료된 그는 물감 등 회화 재료를 사진과 영상 작업에 사용하고 싶었으나 그 재료의 특징을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각각의 색은 작가에게 이미지로 연상·각인되고 있으며 그 이미지는 시간을 머금어 개인의 경험을 통해 변하기도 하고, 구체적인 이미지를 갖기도 한다.

색을 배열하는 것, 그리고 그 배열과 조합에 따라서 어떤 뉘앙스의 이미지를 연상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작업 과정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대상의 형태가 없으면 기호와 상징이 불분명해지면서 이미지의 기능이 약해진다는 개인적인 두려움에서 벗어나 또 다른 이미지의 형식을 경험한다는 의미가 있다.

영상·사진 매체는 작업 과정(인화)과 이미지가 송출되는 기자재에 따라 작가가 봤던 색감과 실제 결과물의 색감이 달라질 수 있다.

반면 선택한 색이 완성된 작업에 그대로 간직되고 보여 줄 수 있다는 데서 작가는 '회화' 매체에 또 다른 매력을 느끼며 작업하고 있다.

이번 '지금, 여기' 전시에서는 회화·설치 42점이 선을 보이고 있다.

부대행사로 작가와의 라운드 테이블이 오는 23일 오후 2시 마련된다.

전시는 같은 달 30일까지 계속된다.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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