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민주당 소속 이시종 지사 주요 사업 관련
예산 심의하며 전부 빼거나 일부 삭감 '엇박자'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충북도와 충북도의회가 자중지란(自中之亂) 양상을 보이고 있다.

12일 충북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충북도 예산 심의에 있어 충북도의회가 주요 사업에 대해 삭감 또는 일부 삭감시키면서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충북도 수장인 이시종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도의회 의원 29명 중 26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자당 단체장의 추진 사업에 대해 같은 당 도의원들이 칼날을 들이대면서 갈등 아닌 갈등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지사가 가장 역점을 둬 진행하고 있는 무예마스터십이 대표적이다.

상임위에서 전액을 삭감시키더니 예결위에서 일부만 살렸다.

의회 예결위는 지난 11일 오후 9시 30분까지 회의하며 WMC(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 지원비 15억1003만원 중 8억1003만원을 잘라내고 7억원만 확정지었다.

앞서 상임위인 행정문화위원회는 이 예산 전체를 삭감시켰다.

행문위 소속 의원 6명 중 5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다.

예결위로 넘어오면서 절반 이상을 싹둑 잘라내며 숨은 붙여놨다.

하지만 무예 관련 소설 문학상 공모비 4000만원, 시나리오 공모비 3500만원, 웹툰 공모비 2500만원은 전액 삭감됐다.

어찌보면 무예 관련 사업 자체를 의회가 반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것도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다.

은퇴 과학자촌 조성 연구용역비 1억5000만원도 상임위에서 전액 삭감됐다가 1억원이 살아났다.

이 지사의 공약인 '충북형 농가 기본소득보장제' 추진 예산 10억4700만원은 상임위 결정대로 전액 삭감됐다.

예결위는 경제자유구역청의 홍보 콘텐츠 제작비 7000만원도 전액 삭감시켰다.

전체적으로 내년도 예산 211억6008만원 중 88억8647만이 삭감됐다.

이 지사와 같은 당 의원이 대부분인 도의회가 집행부가 요구한 예산의 42% 가량을 삭감시키면서 묘한 갈등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대해 도의회 민주당 소속의 한 의원은 "아무리 같은 당이라고 해도 견제 기능을 하지 않으면 도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을 수 있다"며 "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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