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주교회의, 최근 3년 간
6·25 이후 가톨릭구제회 사료 확보
총 4만2419건 중 12건 204점 확인

▲ 1965년 3월 30일 김봉석 청원군수가 부강본당 신부에게 보낸 '농토 개설용 외원 양곡 요청' 공문.

[충청일보 박장미기자] 한국전쟁 이후 한국 천주교회와 지역사회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사료가 확인됐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최근 3년(2017~2019) 간 한국천주교사료목록화사업을 통해 가톨릭구제회의 구호 활동 등 4만2419건의 사료를 확보했다.

3년 간 확보된 4만여 건 중 한국전쟁 이후 한국 천주교회와 사회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료로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 산하 공식적 해외 원조 기구인 가톨릭구제회(Catholic Relief Services-USCC, CRS) 관련 사료가 있다.

이 사료들을 통해 천주교가 1960년대 지역사회 재건을 위해 일부 기여한 부분을 살펴볼 수 있다.

20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 따르면 청주교구에서도 가톨릭구제회와 관련된 120건 204점에 달하는 사료들이 확인됐다.

주교회의는 1960년대 지역 개발 사업 연구에 있어서 귀중한 사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료들은 지역 관공서에서 부강 본당으로 발송한 가톨릭구제회 지원 요청 공문, 가톨릭구제회 지원에 따른 지역 개발사업 시행 관련 문서 등이다.

▲ 1965년 10월 29일 정인석 남이면장이 부강본당 로진스키(A. Rosinski) 신부에게 보낸 '비룡 소류지 로임 지급 대상자 통보' 공문.

1965년 3월 30일 김봉석 당시 청원군수는 부강본당 신부에게 '농토 개설용 외원 양곡 요청' 공문을 보냈다.

문의면에서 주민 숙원사업인 덕유~문덕 농도 개설 공사를 시작하려고 하나 춘궁기와 맞물려 자력으로는 곤란하니 선처해 주길 바란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4500㎏의 양곡을 요청했다.

1965년 6월 2일 신명순 당시 충북지사가 부강본당 신부에게 보낸 '외원 구호 요청 추천 의뢰' 공문도 있다.

1965년 1월 4일 가톨릭구제회 캐롤 지부장이 부강본당의 데크맨(L.Decman, 마덕만) 신부에게 보낸 구호 지원 회신 공문, 같은 해 1월 21일 가톨릭구제회 길리간(James M. Gilligan) 신부가 데크맨 신부에게 보낸 구호 지원 통보 공문 등 가톨릭 구제회에서 부강본당으로 보낸 구호 지원 통보 공문도 확인됐다.

▲ 1965년 6월 2일 신명순 충청북도 지사가 부강본당 신부에게 보낸 ‘외원 구호 요청 추천 의뢰' 공문.

1965년 10월 29일 정인석 남이면장이 부강본당 로진스키(A. Rosinski) 신부에게 보낸 '비룡 소류지 로임 지급 대상자 통보' 공문, 남이면 '비룡 소류지 로임 지급 대상자 명단' 등 가톨릭구제회 지원에 따른 지역 개발사업 시행 관련 문서도 남아있다.

가톨릭구제회의 구호 활동은 현금 지원이 아니라 '현물 지원'을 원칙으로 하다 1960년대 말부터는 소규모 개발사업을 추진, 농수로 개설과 저수지 축조 사업 등을 지원했다.

가톨릭구제회는 1974년 말 한국에서 철수할 때 한국지부의 문서를 모두 소각하면서 지역 관공서와 함께 전개했던 구호 활동의 모습을 제대로 규명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주교회의 관계자는 "사료를 통해 한국 천주교회의 교구와 본당 조직이 구호 활동에 있어 한국 정부와 해외 원조 기관의 매개체 역할을 해왔음을 알 수 있다"며 "목록화 사업을 통해 전쟁 이후 한국 사회의 재건에 이바지했던 가톨릭구제회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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