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수요단상]  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어떤 이들은 우리 인간이 영과 육으로 이루어져있다고 말한다. 육신은 눈에 보이기 때문에 우리가 육신으로 되어 있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영혼은 그렇지 않다. 흔히 말해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기 때문에 정말 우리에게 영혼이 있는지 알 길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인간에게 영혼이 있다고 생각했을까? 그것은 인간이 종종 육신적인 한계를 넘어서 말 그대로 기적과 같은 일들을 이루어 내기 때문이다. 영혼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리 부인하려고 해도 영혼이란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생각의 결론이 엉뚱하게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인간이 영과 육으로 되어 있으니 어떤 특별한 방법을 동원하면 이 영과 육을 분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이러한 생각은 영과 육이라는 것이 일종의 인간이라는 존재를 이루고 있는 특정한 성분이나 재료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세상의 모든 물질은 동물이나 인간을 포함하여 분자나 원자 등과 같은 아주 작은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이론을 영과 육에 관한 생각에도 그대로 대입해 보니 결국 분자를 원자와 양자로 분리하듯 인간도 영과 육으로 분리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다.

성경에서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는 모습을 살펴보면 그런 생각이 결코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나님은 흙을 사용하여 인간의 겉모습, 즉 육신을 빚으셨다. 그리고는 하나님의 호흡, 즉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어 육신으로 이루어진 인간이 살아있는 존재가 되도록 하셨다.

이러한 과정을 살펴보면 마치 흙으로 된 육신과 생기로 된 생명, 또는 영혼을 분리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성경의 이야기를 잘못 해석했기 때문에 오는 생각의 오류일 뿐이다. 하나님이 흙으로 인간의 형상을 빚었을 때, 그것은 아직 인간이 아니었다. 또한 하나님의 호흡이 흙으로 된 육신으로 들어가기 전 그것 역시 인간이 아니었다.

흙으fh 된 육신과 보이지 않는 생기가 함께 만난 이후에 인간은 말 그대로 살아있는 존재가 된 것이다. 어쩌면 인간은 정말 육신과 영으로 이루어진 존재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와 같은 진술이 인간으로부터 육신과 영을 분리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훗날 기술이 더욱 발전하여 인간으로부터 육과 영을 분리할 수 있는 날이 온다고 할지라도 그래서 인간으로부터 육신과 영을 분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 분리된 육체도 인간의 육체가 아니요 분리된 영도 더 이상 인간의 영혼이라 볼 수 없는 것이다.

참인간은 육과 영이 하나일 때만 존재할 수 있다. 이 둘이 분리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 한 줌의 흙과 보이지 않는 숨, 또는 생기일지는 모르지만 그것을 인간의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우리 인간의 존재를 이처럼 서로 분리하거나 구분할 수 없는 영과 육으로 된 존재라고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생각 속에서만 영과 육의 전인적인 성장과 발전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과 육은 서로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어느 한쪽만 집중하여 산다는 것은 참으로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삶의 방식이 되는 것이다.

육신은 건강한데 마음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 마음은 건강한데 육신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 어느 쪽이라고 할지라도 결코 온전한 삶, 행복한 인생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참된 행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의 육신은 물론 보이지 않는 영, 즉 마음과 생각까지 잘 다스려야 하는 것이다. 육신의 건강을 위해 좋은 것을 먹고 또 열심히 운동을 하듯이 영의 건강을 위해서도 좋은 생각, 좋은 말을 하기 위해 힘써야 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함께 이루어질 때 비로소 인간이란 완전한 존재가 진정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건강만이 인생의 참된 기쁨과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2020년 새해 새롭게 품은 꿈이 있다면 그 꿈이 자신의 영이나 육체 어느 한쪽에만 치우진 것이 아니라 이 둘 모두를 건강하게 하고 잘 되게 하는 꿈이 되도록 노력하라. 그럼 이전에는 생각해 보지도 못한 넘치는 기쁨이 찾아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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