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절반 하락… 재고량만 150t 쌓여
농협 옥천군지부, 소비촉진운동서 12t 팔아줘

[옥천·영동=충청일보 이능희 기자] “감자 좀 사주세요. 가격이 폭락한 데다 재고량이 너무 많아 폐기 처분할 지경입니다.”

충북 옥천 안내·안남지역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18일 이 지역 농민들에 따르면 감자 생산 과잉과 소비 부진으로 최근 도매 시장에서 경락값이 지난해보다 50%가량 낮은 1㎏당 200~300원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종잣값과 포장비, 작업·운임비 등 인건비를 빼고 나면 적자인 셈이다.

대청농협 창고에는 감자 150여t이 재고로 남아있다.

이 농협은 지역 감자공선출하회 농민 35명이 생산한 감자 650t을 위탁 판매하고 있다.

감자는 섭씨 2~3도의 선선한 창고에 보관해도 보관 기간이 길어지면 감자에 싹이 나고 단단했던 감자가 물러지는 만큼 시장에 내다 팔지 못하면 폐기 처분해야 할 처지다.

설상가상으로 지난겨울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하면서 경북 밀양, 전북 김제 등 남쪽 지역 햇감자 출하 시기가 크게 앞당겨졌다. 

예년 같으면 햇감자는 4월부터 판매가 시작되지만, 올해는 3월부터 시장에 깔릴 전망이다. 

가뜩이나 지난해 가을 수확한 감자가 남아도는 데다 햇감자까지 더해지면서 감자가격이 급전직하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중·하품의 핵심 소비처인 외식업계와 학교급식 모두 위축되면서 판매 여건이 더욱 나빠졌다.

안내면에서 감자 농사를 짓는 이모씨(65)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가 꽉 막히고, 전국적으로 재배면적이 늘어나 공급량이 넘쳐나면서 가격이 반토막이 났다”며 “더욱이 2월 말이나 3월 초 흑점이 생기면 폐기 처분해야 할 상황이라 걱정이 태산”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런 가운데 농협 옥천군지부는 충북농협 임직원 등에 감자 구매 협조를 부탁했다.

충북지역본부, 농협생명, 음성·보은·영동군지부도 감자 팔아주기에 동참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감자 팔아주기 운동을 통해 모두 12t이 소비됐다.

농협충북유통 하나로클럽에서는 2kg 2500원, 10kg 9900원 등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옥천군지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대전도매시장과 농협 충북유통에서 판매를 계속할 계획”이라며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 판매와 판로확보를 통해 농가 소득 증대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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