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지난 주말 충북 청주시청 직원들은 한 차례 곤혹을 치렀다.

어느 부서 할 것 없이 시청 전 부서 직원들이 시간을 나눠 벚꽃이 핀 무심천 주변에 투입됐다.

시는 이날부터 마스크 착용, 2m 이상 거리 두기, 주·정차 금지, 노점상 영업 금지, 음식물 취식 금지 등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행정명령을 위반하는 시민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 수 있다.

시청 공무원들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계도하고 단속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실제 단속이라기 보다는 계도적인 차원이 큰 움직임이었다.

이 기간 시청 직원들은 무심천 곳곳에 배치돼 계도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상당수의 상춘객들은 이에 개의치 않고 코로나19 때문에 그동안 쌓인 답답함을 해소하려는듯 2m 간격 유지를 무시한 채 벚꽃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일부 종교 단체들의 행동 역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천주교는 주일 미사를 잠정 중단했으며 대한불교 조계종 또한 대중 법회를 중단하고 있다.

대형 교회도 주일 예배 등을 포기한 상황에서 일부 교회만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주력하고 있는 전체 사회적 분위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집단 예배를 계속하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22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15일 간을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기간'으로 설정하고 외출 자제를 호소했다.

집단시설에서의 감염 확산, 확진자 해외 유입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들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의 동참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종교시설, 실내체육시설, 유흥시설에는 앞으로 보름 동안 운영 제한 권고를 내렸다.

지금부터가 코로나19 방역의 중대 고비라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상황이 닥칠 때마다 그랬지만 시간이 지나면 경각심이 풀어짐을 우리는 겪어왔다.

그러나 이럴 때일 수록 우리는 더욱 더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정부 지침대로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종교단체들은 행사를 중단해야 한다.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고 집단 행사를 금지하며 꼭 필요하지 않으면 외출하지 않는 것 등이 그것이다.

종교단체들 역시 종교적 활동이 공동체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인식이 확산된다면 해당 종교에 대한 신뢰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동이나 종교활동 등 개인의 일상이 소중한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끝났다고 그 누구도 말할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 아닌가.

이럴 때일 수록 위기를 함께 극복하려는 성숙한 공동체 의식을 공유해야 함은 당연한 것이다.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이 시기를 놓친다면 우리는 더 큰 일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사회가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타인의 안전이 나의 안전이라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자치단체가 일일이 감시할 수 없는 만큼 개인도 양식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나 스스로를 잘 지켜내면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게 지킬 건 지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해외에서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긴장감을 갖고 마지막 방역에 전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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