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지역 중심 화상병 확산세 심각 … 112곳 확진
양성 판정 75곳 정밀검사 중 … 피해 확대 가능성
해마다 발생 충주지역은 '만성·토착화' 조짐까지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충북 북부를 중심으로 한 과수화상병의 확산세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일 충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이날 충주 산척면 18곳·소태면 3곳·엄정면 5곳과 제천 백운면 10곳, 음성 금왕읍 1곳 등 37곳이 추가로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까지 충주 67곳, 제천 7곳, 음성 1곳에서 발생한 것을 포함하면 도내 과수화상병 확진 농가는 112곳으로 늘어났다. 모두 사과 과수원이다.

현재 충주 64곳, 제천 10곳, 진천 1곳 등 75곳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정밀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 검사는 간이 진단에서 '양성'이 나온 농가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만큼 확진될 가능성이 크다.

의심 신고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날 충주 14곳과 제천 12곳이 추가 접수돼 누적 의심 신고는 258곳으로 늘어났다.

도 농업기술원과 농진청, 지역 농업기술센터 등은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농가의 과수를 매몰 처리하는 등 긴급 방제에 나섰다.

지금까지 충주 5곳과 제천 3곳 등 8곳(5.3㏊)의 매몰 작업을 완료했다. 충주 산척면 64곳(35.8㏊)과 소태면 15곳(8.4㏊), 엄정면 8곳(7.2㏊), 안림동 1곳(0.5㏊), 제천 백운면 14곳(6.3㏊), 음성 삼성면 1곳(0.1㏊), 금왕읍 1곳(1.4㏊)은 추진 중이다.

농진청은 지난 1일 과수화상병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충북도는 과수화상병 대책상황실을 확대 운영키로 했다.

그동안 도 농기원과 과수화상병 발생 시·군인 충주시, 제천시, 음성군에만 대책상황실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과수화상병 확산세가 커지면서 인접 시·군인 청주시, 진천군, 괴산군, 증평군, 단양군에도 대책상황실을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충북도는 대책상황실에 투입 가능한 인원을 총동원해 긴급 예찰, 매몰 지원, 사후관리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과수화상병은 확산 속도가 빠른데 치료법이 없어 '과수의 구제역'이라 불린다.

우리나라에서 검역병해충으로 지정된 금지병해충에 의한 세균병으로 주로 사과, 배 등 장미과 식물에서 발생한다.

감염됐을 경우 잎·꽃·가지·줄기·과일 등이 마치 불에 탄 것처럼 붉은 갈색 또는 검정색으로 변하며 말라 죽는다.

충북에서는 2015년 제천시 백운면에서 화상병이 처음 발생했다. 특히 충주지역은 과수화상병이 해마다 발생, 만성화·토착화 조짐까지 보이고 있어 과수산업 기반 붕괴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충주 산척면 농가들은 손실보상금 문제로 병에 걸린 나무의 매몰처분을 거부하고 있어 문제가 더 커질 조짐이다.

충북도는 화상병 확산 방지를 위해 식물방역법상에 따라 지금까지 충주 47곳, 제천 3곳에 긴급방제명령(매몰)을 내렸다.

명령 후 10일 안에 매몰 처리를 하지 않으면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산척면은 67곳이 확진판정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매몰이 완료된 과수원은 3곳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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