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정기 일본 경부선 부설 답사 노선과 송기섭 진천군수 제안 수도권 내륙선 철도 일치

수도권 내륙선 철도 노선에 대한 역사적 가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일본이 조선에 경부선을 부설하기 위해 실시한 답사노선과 송기섭 충북 진천군수가 제안한 수도권 내륙선이 대체로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역사학자 정재정 박사는 논문 ‘근대로 열린 길, 철도(역사비평 2005년)’에서 일본이 철도를 장악해 한국을 군사적 경제적으로 한꺼번에 침략하고 지배하려는 야심이 선명하게 드러난 것이 경부선 노선 선정이라며 일본은 이를 위해 대규모 답사를 5회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1892년 8월 실시한 1차 답사는 서울~부산 사이에 발달돼 있던 3개의 교통를 인구 수, 경지 면적, 물화의 수, 교통량 등을 비교·검토해 서울(남대문)~용인~안성~진천~청주~대구~부산까지 총 240마일 노선을 택했다.

청일 전쟁(1894~1895년) 중 실시한 2차는 신속한 병참을, 3차는 경제적 측면을, 4차는 다시 군사적 측면을 강조한 답사노선이다.

러일 전쟁(1904∼1905년) 직전 실시한 5차 답사는 부산~서울~만주의 열차 운행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공사비를 절약하기 위해 북부에서 전의~회덕~영동을 잇는 직행선을 채택했다.

이 노선은 군부가 주동이 돼 실시했던 4차 답사노선과 비슷하고 오늘날의 경부선과 대체로 일치한다.

일본이 경부선 노선을 이렇게 선정한 목적은 경부선 한 선을 장악함으로써 한국 남부의 정치, 군사, 사회, 경제를 한꺼번에 지배하려는 데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송기섭 진천군수가 제안한 수도권 내륙선과 일제 강정기 일본이 실시한 경부선 부설 1차 답사노선 북부지역과 대체로 일치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송 군수는 지난해 경기도 동탄~안성~진천국가대표 선수촌~충북혁신도시~청주국제공항을 연결하는 총연장 78.8㎞의 노선 구축을 제안했다. 추정 사업비는 2조5000억원이다.

이처럼 120여 년 전 일본이 구상한 용인~안성~진천~청주 노선과 송 군수가 제안한 수도권 내륙선 철도 동탄~안성~국가대표 선수촌~혁신도시~청주공항 노선이 겹치면서 사업추진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송 군수는 “1890년대 일본이 경부선 철도 부설을 위해 실시한 답사 노선과 약 130년 후에 구상한 오늘의 수도권 내륙선 철도 노선이 일치하는 것은 역사적 의미로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수도권 내륙선 구축의 당위성을 더울더 공론화시켜 경기도와 충북도,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상생발전, 나아가 국가균형발전을 견인하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진천군은 이 노선 구축을 위해 지난 1월 진천지역 민간 단체·기관 대표 등 100여 명으로 구성수도권 내륙선 철도 유치 추진위원회 발족식과 민관 합동 결의대회를 가졌다.

또 송 군수가 지난 5월 중앙부처를 방문해 수도권 내륙선 철도 구축 사업에 대해 건의하는 등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3월 청주시와 안성시, 진천군 등 3개 시군이 업무협약을 맺고 수도권 내륙선 공동용역에 착수했다.

같은 해 11월엔 이재명 경기지사, 이시종 충북지사, 한범덕 청주시장, 서철모 화성시장, 송 군수, 최문환 안성시장 권한대행이 경기도청에서 이 노선 건설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진천=김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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