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문화예술인 여전히 '생계 막막'
굵직한 행사 모두 취소·연기… 피해 막심
차선책 부상 온라인 영상은 현장감 떨어져
제작지원 사업도 일부 '쏠림현상' 우려돼

[충청일보 신홍균 기자] 충북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여전히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어 지원 방안이 절실하다.
거기다 현장 공연의 차선책으로 나온 온라인 영상은 현장감이 떨어지고 의욕도 떨어뜨려 다른 대책을 원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각 단체와 지자체 등에서 지원에 나섰고 긴급재난지원금도 지급됐으나 순간만 모면할 뿐 장기적인 방안은 되지 않고 있다.
당장 충북예총의 '21회 충북청소년 한마음예술제', 청주예총의 '17회 청주예술제' 등 굵직한 행사들이 모두 취소 또는 연기됐다.

청소년 한마음예술제의 경우 무용·국악·음악·밴드 등 다양한 장르에서 학생들이 끼를 겨루는 무대다.
통상 4~5월 시·군 예선을 치른 후 5월에 본선을 열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이달로 연기됐다.
하지만 충북예총은 개학이 늦어지면서 학생들이 연습할 시간이 없어 다시 오는 9월로 미뤘다가 결국 최소하기로 지난 7일 결정했다.

예총 관계자는 "엉망이 된 학사 일정을 맞추기 어려운 판국에 계속 미룰 수도 없어 올해는 열지 않기로 했다"며 "이런 고정적인 행사라도 있어야 참여하는 예술인들이 개런티 등을 받을 수 있는데 그마저 없어지니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충북예총이 집계한, 1~5월 충북예총과 산하 시·군 예총 및 각 협회의 행사 취소로 인한 손해액은 15억원에 이른다.
회원 단체가 아닌 곳까지 감안하면 피해액은 더 늘어날 건 불 보듯 뻔하다.
특히 관객과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가까운 연극계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역의 한 연극인은 "결코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충북민예총이 고육지책으로 다소나마 생활비 지원을 하는 등 도움을 주려 하고 있으나 결코 나아졌다고는 할 수 없다"며 "말 그대로 굶어죽는 사태만 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런 상황에서 각 기관·단체들은 온라인 공연이나 전시로 관객과의 소통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영상을 잘 만들어도 현장감이 떨어진다는 점 때문에 보는 이는 물론 공연을 하는 예술인들도 '1%의 아쉬움'을 토로한다.
이는 지난 달 10~14일 열린 충북연극제를 봐도 알 수 있다.
총 5개 단체가 참여한 이번 연극제는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선보인 극단 청사의 '두 가족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청주 소극장 예술나눔터에서 진행됐다.

비록 소극장 공연이었고 사전 예약한 일반 관람객 30명에 관계자 등 20명까지 50명으로 입장을 제한했으나 이 기간 예술나눔터에서의 공연은 모두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연극제 관계자는 "마스크를 안 쓰면 입장시키지 않았고 거리 두기도 준수해 진행한 행사였는데 들어가지 못 해 그냥 가시는 분들도 많았다"며 "공연 관람을 기대해 온 시민들의 갈증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영상 제작을 지원하는 도 문화재단 등도 서류로 적격 여부를 판단해야 해 자칫 기획서를 잘 쓰는 단체나 개인에 지원이 쏠릴까봐 걱정하고 있다.

모 단체 관계자는 "온라인 공연이 차선책이라고는 하지만 상주단체의 경우 몇 개월을 놀다가 영상 하나 찍는데 관중도 없어 힘이 빠진다"며 "촬영 비용까지 감안하면 지원 금액이 그렇게 큰 건 아니라 아쉬운 데다 관객도 없이 연기를 하는 배우들을 보면 안쓰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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