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충청칼럼]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요즘 뉴스 시간에 뉴스 보기가 싫어진지 오래된다. 그 시간에 페이스 북에 올라 와 있는 글이나 보는 게 상책이다. 며칠 전 페이스 북을 보다가 한참 웃은 두 개의 글이 있어 오늘 소개 좀 할까 한다. 첫 번째 글은 ‘졸도시킨 답안지’이다. 1.경기도 중학교 국어 시험문제 : “내가 ( )돈은 없을지라도 마음만은 부유하다. 정답 (비록), 그 학생 : (C발) 2.동래여자중학교 가정 시험 문제 : 찐 달걀을 먹을 때는 ( )을(를)치며 먹어야 한다. 정답 (소금), 그 학생 : (가슴)

3.반여초등학교 글짓기 시험문제 : ”( )라면 ( )겠다”를 사용해 완전한 문장을 지어보세요. 정답 : “(내가 부자)라면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겠다)” 등등, 그 학생 : (컵)라면 (맛있)겠다. 4.금사초등학교 체육시험 문제 : 올림픽의 운동 종목에는 ( ), ( ), ( ), ( )가 있다. 정답 : (육상),(수영),(체조), (권투), 그 학생 : (여),(러),(가),(지) 5.거제초등학교 자연 시험 문제 : 개미를 세 등분으로 나누면 ( ), ( ), ( ). 정답 : (머리), (가슴), (배), 그 학생 : (뒤),(진),(다). 6.일산중학교 국어시험 문제 : 삼강오륜에 대해서 쓰시오. 그 학생이 답을 쓰고 답을 수정테이프로 덧씌워 지운 뒤 옆에 아래와 같이 써 놓았다. “동전으로 긁으시면 답이 나옵니다”. 선생님은 진짜 동전으로 긁더니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면서 “이런 개노무 시끼”하면서 교실로 급히 뛰어갔다. 옆 선생님이 뭐라 써 있길래 저리 화가 나셨나하고 보니 “꽝! 다음 기회에”

두 번째 글이다. 어느 경찰서에 잡혀 온 도둑과 취조하는 형사와의 대화이다. 형사 : 직업이 뭐야? 도둑 : 빈부 차이를 없애려 밤낮으로 노력하는 사회운동가입니다. 형사 : 너는 꼭 혼자 도둑질 하는데 짝은 없냐? 도둑 : 세상에 믿을 놈이 있어야 지요 형사 : 마누라도 도망갔다면서? 도둑 : 그거야 또 훔쳐오면 되죠. 형사 : 도둑은 휴가도 안 가나? 도둑 : 잡히는 날이 휴가입니다. 형사 : 아들 학적부에 아버지 직업은 뭐라고 적나? 도둑 : 귀금속 이동 센터 운영입니다. 형사 : 가장 슬펐던 일은? 도둑 : 내가 훔친 시계를 마누라가 팔러 갔다가 날치기 당했을 때입니다. 형사 : 그때 마누라가 뭐라고 하던가? 도둑 : 본전에 팔았다고 하더군요. 형사 : 형을 살고 나오면 뭘 하겠나? 도둑 :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는 말도 모르세요? 형사 : 아이 교육은 어떻게 시킬 건가? 도둑 : 우선 바늘 훔치는 법부터 가르칠 것입니다. 형사 : 가장 인상 깊었던 도둑질은 ? 도둑 : 9급 공무원 집이었는데 물방울 다이아 훔쳐 도망가다 경찰한테 잡혀 그 집으로 다시 끌려갔는데 주인 놈이 당황하여 ‘그건 내가 준 것이요’라고 둘러대는데 그때는 정말 장발장 생각이 나더군요. 형사 : 자네가 솔직해서 감형이 되도록 조서를 써주겠네. 도둑 : 감사합니다. 형님! 제가 훔친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으로 보답해드리겠습니다.

위의 이상한 답안과 도둑에 대한 글을 보면서 우리네 위정자들 생각이 난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어찌 국민들의 가슴 터진 질문에 답하는 답안이 그 모양인지 모르겠고, 그저 배운 게 표 도둑질인 지 그저 표 도둑질 생각만 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 짝이 없다. 주여, 이 나라를 긍휼히 여기소서.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