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김효겸의 세상바라보기]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백선엽 장군과 박원순 시장이 같은 시점에 생을 마감했다. 긍정과 부정이 교차하고 있다. 착잡한 심정을 낳게 하고 있다. 해석의 여지는 각자의 주관에 맡기고자 한다.

'6·25 전쟁영웅' 백선엽 장군이 향년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한국군 최초의 대장이자 4성 장군까지 오른 백 장군은 6.25 주요 전투들을 승리로 이끌었다. 전쟁 영웅으로 추앙받았지만 일제 강점기 만주군 장교로 복무한 친일 행적은 논란을 낳기도 했다. 그는 1920년 평안남도 강서에서 태어났다. 1946년 육군 중위로 임관하며 군인의 길에 들어섰다.

6·25 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와 38선 돌파 작전 등 결정적인 전투를 성공적으로 지휘하면서 전쟁영웅의 면모를 보여줬다. 낙동강전투의 승리가 오늘날 대한민국을 존재하게 한 근원이라고 본다. 1950년 여름 낙동강지구 '다부동 전투'에서 장병들에게 자신이 후퇴하면 먼저 쏘라고 지시하며 진지를 사수한 일화를 남겼다. 그는 미군에게 질 수 없다면서 미군을 제치고, 평양 선봉 입성을 했다. 빨치산들의 후방교란은 심각할 정도였고, 백선엽 장군이 일거에 토벌했다. 그는1953년 33살에 한국군 최초의 대장이 되었고 육군참모총장을 역임했다. 전역한 뒤에는 주중한국대사와 교통부장관 등도 지냈다.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과 해리스 미 대사도 각별한 애도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에 만주군 장교였던 고인은 일제 간도특설대에 복무한 경력으로 친일파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2009년에는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명단에도 이름이 올랐다. 백선엽 장군 장례는 닷새간 육군장(葬)으로 치러지며 오는 15일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박원순 사장은 최초 여성성희롱 변론을 성공으로 이끈 인권변호사다.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시비가 엇갈리고 있다. 그의 죽음은 자해로 인한 극단적 선택의 죽음이었기 때문이다. 왜 극단적 죽음을 택했을까 하는 의문점이 쟁점이 되고 있다. 여비서 성추행으로 고소당한 상태에서 죽음이 선택되었기 때문에 국민적 의아점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서울시장(葬) 5일장을 비판하는 청와대 청원이 쇄도하고 있다. 57만 명이 넘었다. "박시장이 성추행 하고 사진을 보냈어요." A씨는 비서 일을 시작한 이후로 박 시장의 성추행이 이어져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에서는 비판과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장 5일장 그 자체로 2차 가해다."라고 했다. 일부 의원은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를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대표도 조문하지 않겠다고 했다. 공무상 사망이 아닌데도 서울특별시 5일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청원인은 "박원순 시장이 사망하는 바람에 성추행 의혹은 수사도 하지 못한 채 종결됐다"며 "성추행 의혹을 받는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국민이 지켜봐야 하느냐"고 했다. 또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게 맞다"고 했다.

박 시장에 대한 추모 행렬 속, 정치권에서는 조문 여부를 비롯해 2차 가해 우려 등을 놓고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도의 시각도 있지만 비판적 견해도 있다. 부정적 학습효과가 크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두 사람의 죽음에 격돌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은 어리둥절해지고 있다. 조속히 정상적인 대한민국으로 되돌아 갈 것을 간절히 기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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