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위 저하로 지반 불균형 '부등침하' 현상 발생
종로구, 문제 인식 해결 나서… 정밀구조안전진단 본격 실시

▲ 흥인지문(동대문)
▲ 흥인지문(동대문)

 

보물1호인 서울 흥인지문(興仁之門·동대문)이 불규칙하게 가라앉는 '부동침하'로 인한 성벽균열과 파손으로 지난 2002년부터 2003년까지 완전 해체한 뒤 다시 복원했지만 지하수위 저하에 따른 지반침하와 성벽 균열과 파손 등 훼손이 현재도 계속 진행 중에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이전 1999년 서북옹성 붕괴로 이듬해인 2000년, 복원된 적이 있는 흥인지문(동대문)은 서울 종로구가 2004년 12월∼2005년 11월 한국건설안전기술원과 함께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흥인지문 지표면 아래 매립토층 등에 스며들어 있는 지하수위가 1984년 지하철 4호선 건설 당시 2.4m였지만, 2005년에는 최저 9.2m로 크게 낮아져 지반이 불규칙하게 가라앉는 '부등침하(Differential Settlement)' 현상이 발생했다. 

▲성벽이 깨져나간 자리 
▲성벽이 깨져나간 자리 

 

결국 지반 지지력이 약해지면서 성벽 곳곳에 균열과 파손이 발생하고 홍예문 주위에 2∼4㎝ 크기의 균열이 생기고 성벽이 밀려나오는 배부름 현상 등 성곽 전체가 훼손을 입었다. 

그런데 지하철 4호선 건설 당시 흥인지문 주위에 'ㄷ'자 형태 차수(물막이) 공사로 흥인지문 지하수가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했지만, 정차장 부근인 옹성주변은 차수(물막이)를 시공하지 않았다. 

결국 이것이 원인이 돼 지하수위가 낮아지게 됐다. 거기에 지하철 운행에 의한 진동도 수위를 낮춘 원인의 하나로 작용했다.

조선 태조 5년(1396)에 축조된 흥인지문은 원래 주변이 늪지대여서 나무 말뚝을 박고 돌을 채워 지반을 다져 축성했다. 

▲흥인지문 성벽의 갈라진 틈 
▲흥인지문 성벽의 갈라진 틈 

 


따라서 지하수나 지반공사 등으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공사를 시행하기 전, 철저한 조사와 대책을 강구하고 실시했어야 한다. 

문화재보호법에도 국가사적 100m 이내 건축행위는 문화재보존영향성 검토를 받도록 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검토를 받았는지 의문이다. 

지하수 유실로 인한 지반침하로 문화재가 붕괴위험에 처한 것은 비단 홍인지문만은 아니다.

인도의 타지마할 묘 역시 같은 연유로 난리를 겪고 있다. 때문에 이를 결코 가볍게 보고 넘길 사안이 아니다.   

1963년 1월(21일) 보물 1호로 지정된 흥인지문은 숭례문(崇禮門, 남대문)과 달리 군사적 방어를 목적으로 축성돼 서울 도성 가운데 유일하게 성문을 에워싸는 '옹성'이 있다. 

▲ 흥인지문 성벽의 갈라진 틈 
▲ 흥인지문 성벽의 갈라진 틈 

그러나 축성과정에 성벽 외측 성벽의 훈거(訓居)에 감독자의 성명과 군명(郡名), 자호(字號)와 축성 연도, 참여 부대 편제 등을 새겨 넣었다. 

공사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한 '공사실명제' 차원이다. 

흥인지문(동대문)의 훼손 문제와 관련 서울시 종로구가 발벗고 나서 올해 정밀구조안전진단 등 세밀한 작업에 나서 주목된다.

 

종로구 문화과 관계자는 "구에서 문화재청과 긴밀한 연계 아래 2001년, 2005년, 2012년 세차례 안전 진단을 실시하고 2010년, 2015년, 2018년 세번 정기조사를 진행했다"며  "또 2003년, 2007년, 2015년, 2017년, 2018년 등 다섯번에 걸쳐 성벽 보수공사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2006년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자동계측 시스템(지반침하계·지하수위계·이격계·경사계)을 구축해 2019년 한 차례 자동계측시스템 보수공사를 실시하고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관찰 중에 있다"며 "2015년 중점관리 대상 선정했고 정부예산 1억8000만원을 지원받아 올해(2021년)는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안전대책 마련을 위한 정밀구조안전진단을 본격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철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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