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간 새벽서 18일 119회 정기공연
가족의 존재의미 물어… 23일까지 계속

극단 새벽의 '운수좋은날 다시 만나요' 연습 장면.
극단 새벽의 '운수좋은날 다시 만나요' 연습 장면.

50대 중반의 연극배우이자 밤무대 가수인 김선희는 어머니 제삿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작업 하나를 때려치우게 된다.

선희는 기억에도 없는 어머니의 제사 모시기와 유령의 몸으로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자신의 곁을 맴도는 아버지가 버겁기만 하고 짜증이 난다.

아니, 원망스럽다. 5살 때 절에 맡기고 영영 찾으러 오지 않아 고아라고 생각하며 홀로 외롭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그런 선희의 속도 모르고 설렁탕이 빠졌다며 타박하고 제사상엔 술을 올리지 말라 했는데 뭐 하러 술을 샀냐면서 또 잔소리를 한다.

그러면서 한 번만, 꼭 한 번만 어머니를 만나서 할 말이 있다며 꺼이꺼이 운다.

자신보다 어려 보이는 아버지가 매번 제사 때마다 이런 넋두리로 혼을 빼놓는 상황이 계속되자 선희는 대체 아버지가 왜 제삿날만 되면 저러는지 궁금해진다.

호기심 반, 취기 반에 선희는 엄마가 돼 보기로 하고 아버지의 기억을 따라 그날로 되돌아가는데….

극단 새벽이 119회 정기 공연으로 연극 '운수좋은 날 다시 만나요'를 18일 문화공간 새벽에서 연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현진건의 '운수좋은날'이 원작인 이 작품은 치열했던 시대의 이야기를 지금의 무대, 현재의 우리에게 가져옴으로써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가족의 존재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가장 역할을 다하지 못 했다고 생각하는 아버지와 부모에게 버림 받았다고 생각하는 딸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거친 사회 속 지친 우리를 위로해주던 가족은 어디 있는지, 변해가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우리의 가족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당연시 요구되는 가족 구성원의 역할은 과연 정당한지 등을 생각하게 한다.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7시 막이 오른다.

일반 2만원, 대학생 1만5000원, 청소년 1만원이고 전화(☏ 043-286-7979) 예매 시 30% 할인된다.

공연은 오는 23일까지 계속된다.

/신홍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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