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진 변호사

 

 

 

 

 

☞굿위드 경제야 놀자! 

지난 22일부터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고지서를 발송하기 시작한 국세청은 종부세 부과 대상자가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겼다고 밝혔다. 이는 2005년 종부세 제도가 이 땅에 도입된 이후 처음 있는 초유의 일로 지난해 75만 명도 되지 않던 부과대상자가 한 해 사이 무려 4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물론 총 고지세액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한 때 부유세라 칭해지던 종부세는 이제 서울 시내 어지간한 아파트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당연히 부담해야 하는 세금이 된 셈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들의 조세저항은 상상 이상이다. 매년 종부세에 대한은 논란은 있어 왔지만, 이번에는 아예 시민단체가 나서 종부세 위헌 청구 소송까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5. 1. 5. 종부세가 도입된 것은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를 대상으로 부동산보유에 대한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높이고, 부동산 가격안정을 도모한다는 목적이었다. 그러던 것이 제정 1년만에 부동산 소유자 개인을 기준으로 하는 ‘인별 합산’에서 부동산을 보유한 세대를 기준으로 한 ‘세대별 합산’으로 개정되더니 과세기준 금액 역시 공시가격 9억 원에서 6억 원으로 하향조정되면서 어느새 종부세는 징벌정 과세의 성격을 갖게 되었다. 비록 이 같은 불합리함은 2008년 헌법재판소가 ‘세대별 합산’과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각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철퇴를 맞았지만, 종부세제는 지금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종부세도 낼 형편이 안 되면 그 부동산은 포기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며 종부세제를 옹호하기도 하지만, 실상 현재의 종부세는 과도한 세부담으로 부동산 소유자의 재산권이 침해당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조세를 부과, 징수함에 있어서도 재산권의 본질적인 내용인 사적 유용성과 처분권이 납세자에게 남아 있을 한도 내에서만 조세의 부담을 지울 수 있고, 그 부담이 과도하여 사실상 짧은 기간 내에 부동산 등 사유재산의 가액 전부를 조세의 명목으로 징수한다면 위헌적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 폭등세를 보자. 지난 몇 년 사이 서울 아파트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아 거품이 우려될 정도로 치솟았다. 부동산 보유자 입장에서는 그 돈을 한 번 만져보지도 못했지만, 종부세 개정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일각에서는 부동산을 팔아야 종부세 등 부동산 보유세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소섞인 한탄도 적잖게 들여온다.

헌법재판소가 재산권 침해의 판단 기준으로 인용한 것처럼 만약 사실상 짧은 기간 내에 부동산 등 사적재산의 가액 전부를 조세의 명목으로 징수당할 정도라면 현재의 종부세는 위헌성이 다분해 보인다. 특히 부동산 이외에도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통해 부동산 수익 이상의 고수익을 얻을 기회가 널린 상황에서 비단 부동산에 대해서만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그러나 사실 부동산 전문가인 필자 입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바는 종부세의 부담이 고스란히 임차인의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다. 임대인은 탐욕스러운 악마도 아니지만 자비로운 천사도 아니어서 올해 종부세로 반영된 만큼의 세 부담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정확히 내년도 임차료에 반영될 것이다.

가뜩이나 코로나에, 인건비 부담에, 영업 제한에 폐업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임차인, 특히 자영업자들이 다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과도한 종부세가 부동산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이제 겨우 위드 코로나로 숨통을 틔워가는 자영업자의 목을 되레 죄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 약력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MBA) 석사

한양대학교 법학과 졸업

▲ 조태진 변호사
▲ 조태진 변호사

사법연수원 제39기 수료

법무법인 ‘서로’ 변호사 / 변리사

㈜굿위드연구소 자문 변호사

굿위드아카데미 법률 강사

대한특허변호사회 이사

서울지방변호사회 중소기업 고문변호사

사단법인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고문변호사

(전)대한변호사협회 이사

(전)서울지방변호사회 이사

이코노믹리뷰 / 삼성생명 WM 법률칼럼니스트

내일신문 경제칼럼니스트

충청일보 ‘경제야 놀자’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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