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충북 충주여자중학교

- 요리, 미용, 공예 등 다양한 재능아카데미 운영

- 재능기부 통해 지역사회, 소외 이웃에게 나눔, 봉사

- 지원 학생 입장, 선택 존중.. 맞춤형 지원으로 효율성 높여

2009년부터 13년째 교육복지우선지원학교를 운영하는 충북 충주여자중학교. 한창 예민한 시기의 사춘기 여학생들이 모여있는 곳이기에 더욱 각별한 관심으로 맞춤형 지원을 해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함께 배우고 나누며 성장하는 학생을 육성하기 위해 충주여자중학교는 각종 특색 프로그램을 발굴하며 모든 구성원이 힘을 모아 한발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충주여중 학생들이 나눔장터에서의 수익금을 기부하고 있다.
충주여중 학생들이 나눔장터에서의 수익금을 기부하고 있다.
2018년 자원봉사상을 받은 충주여중 학생들.
2018년 자원봉사상을 받은 충주여중 학생들.

 

△밥 한 끼로 시작해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말을 이해하기까지

충주여자중학교 학생들에게 가장 있기 있는 프로그램은 ‘먹거리’와 관련된 것이다. 특히 요리반, 제과제빵반, 커피 바리스타 반은 가장 많은 학생이 신청하는 프로그램이다.

다수의 학생은 일하는 부모, 조부모와 생활하다 보니 스스로 끼니를 챙겨야 하는 경우가 많다. 급식이 없는 주말이나 방학이면 학생들이 끼니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지 걱정하게 됐고 이에 ‘재능아카데미- 요리 교실’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급식이 없는 토요일 점심시간에 학교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스스로 식사를 챙겨 먹을 힘을 키워주기 위해 단품 요리 중심으로 운영했다. 틈틈이 학생들이 좋아하는 쿠키나 빵, 케이크도 만들며 즐겁게 지냈다.

이 과정에서 유독 ‘나누기’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몇몇 학생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맛있는 메뉴를 만들 때 결석생이 생기면 자신이 얼마나 더 먹을 수 있을지를 계산하고, 친구를 데려오는 친구가 있다면 음식을 얼마나 나눠야 하는지, 그럼 자신이 먹을 수 있는 양이 줄어들지나 않을까를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눔’에 약한 학생들을 위해 충주여자중학교 교직원과 프로그램 강사들은 많은 상의 끝 ‘나누기의 즐거움 배우기’를 주제로 과제를 냈다. 자신이 만든 음식을 직접 포장해 가족, 지인, 인근 경찰서나 기관 등 평소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인증사진을 찍는 등 다양하고 소소한 나눔을 하며 상대방으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받고 학생들은 그 과정에서 보람을 느꼈다.

특히 요리반 학생들은 직접 만든 쿠키와 함께 학생들의 마음을 전해주는 교육복지실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가까운 친구들과 교사들로부터 ‘맛있었다, 참 잘 만들었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받은 학생들은 점점 자신감을 키워 지역 주민에게도 자신들의 솜씨와 정성을 나누기로 했다.

충주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프리마켓 ‘나눔 장터’에서 먹거리 부스를 운영하며 음식을 판매하고 그 수익금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했다. 자신이 만든 요리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안 학생들은 부스 운영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메뉴판을 직접 만들거나 행사장 주변을 돌며 홍보하는 등 평소 학교에서와는 달리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학생들은 “음식을 맛있게 먹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에서 기쁨을 느꼈다”거나 “음식 한 점 입에 넣어보지 못했지만, 다 팔린 부스를 보니 뿌듯함에 배가 고픈 줄 모르겠다”며 소감을 말했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2018년에는 충주시건강가정지원센터로부터 자원봉사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나눔원예반.
나눔원예반.
나눔장터에서 재능기부 활동으로 페이스페인팅을 하는 학생들.
나눔장터에서 재능기부 활동으로 페이스페인팅을 하는 학생들.

 

△배워서 나누는 우리 ‘동그라미봉사단’

요리반 학생들의 성장을 본 학교는 학생들이 교육복지 프로그램을 통해 찾은 재능을 가족과 친구, 이웃과 지역사회에 나눌 수 있도록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수정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미용반에서 배운 네일아트나 페이스페인팅 등을 활용한 체험 부스는 나눔 장터에 참여한 가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부스 중 하나다. 3년 동안 미용반 수업을 들으며 나눔 장터 봉사활동을 함께한 학생 중 다수는 현재 미용고등학교나 미용 관련 학과에 진학해 열심히 학업에 정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전문직업인으로서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재능아카데미 활동과 연계해 복지실에서 운영하는 동그라미봉사단은 충주지역 다른 교육복지학교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노인복지시설 등을 방문해 공연 봉사를 하거나 직접 준비한 여가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학생들은 자신의 재능과 진로를 발견하고 있다.

나눔공예반.
나눔공예반.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

코로나19로 인해 먹거리 관련 프로그램은 중단했지만, 공예나 봉사단 활동을 통해 마스크, 마스크 줄, 손 소독제 등을 만들어 나누고 있다. 학생들의 마음이 담긴 편지와 함께 충주시종합사회복지관을 통해 홀몸노인과 장애인 가정 어린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가정에 전달했다.

올해부터는 충주지역 교육복지 공동사업으로 ‘배.누.리’(배워서 나누는 우리)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수공예품을 제작해 지역기관을 통해 이웃과 나누며 마음을 전하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당사자 중심의 맞춤형 지원

충주여자중학교는 지원받는 학생의 낙인감과 지원받지 않는 학생의 상대적 박탈감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지원받는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닌 당사자의 입장과 선택을 존중하고 있다. 우선 담임교사, 특별실 담당자, 행정 교직원 등 모든 교직원이 함께 학생의 상황을 살피고 지원이 필요한 학생이 있으면 상담과 함께 교육복지실로 연결한다. 학생의 상황, 학생(가정)의 희망을 파악하고 교내 교육복지 예산 내에서의 지원과 외부자원 연계를 통한 지원으로 나눠 계획을 수립한다.

충주여자중학교는 복권기금 꿈사다리 장학금, KDB나눔재단 멘토링장학금, 삼성꿈장학, 셀트리온복지재단 용돈 장학금 등 다양한 장학재단을 통한 현금지원과 충주남산로타리클럽, 충주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충주시협의회 여성회, 충주시종합사회복지관, 굿네이버스,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 등 여러 기관을 통한 생리대, 공부방 꾸미기, 생필품 및 학습꾸러미 등의 현물지원뿐만 아니라 월드비전을 통한 조식 지원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학생에 따라 필요로 하는 것이 다르기에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고민하고, 더욱 당사자 중심의 맞춤형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학생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관계를 맺으며 행동하는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복지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 이동복 교장
▲ 이동복 교장

이동복 교장은 “앞으로의 교육복지우선지원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아이들이 꼭 필요한 도움을 받고, 그 도움을 통해 자란 아이들이 또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충주여자중학교는 이러한 교육복지 실천을 위해 노력하겠다. 우리 지역의 교육복지 발전을 위해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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