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 5곳 무소속 승리‥우리 기초의원 1곳만 당선


대선 표심의 풍향계로 관심을 모았던 4.25 재보선 개표 결과 한나라당이 참패하고 무소속 후보들이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55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이번 재보선에서 국회의원 보선 지역 3곳 가운데 한나라당이 경기 화성, 민주당이 전남 무안.신안, 국민중심당이 대전 서을에서 각각 승리를 거뒀다.

중앙선관위 개표 결과에 따르면 경기 화성에서 한나라당 고희선 후보가 열린우리당 박봉현 후보를, 전남 무안.신안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인 민주당 김홍업 후보가 무소속 이재현 후보를, 대전 서을에서는 국중당 심대평 후보가 한나라당 이재선 후보를 각각 큰 표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이에 따라 원내 의석분포는 한나라당 128석, 열린우리당 108석, 통합신당모임 24석, 민주당 12석, 민주노동당 9석, 국중당 6석, 무소속 12석으로 재편됐다.

기초단체장 재보선 지역 6곳 가운데는 서울 양천과 경기 양평, 가평, 동두천, 경북 봉화 등 5곳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당선돼 돌풍을 일으켰고, 한나라당은 충남 서산 1곳에서만 무소속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제치고 당선자를 냈다.

9곳에서 치러진 광역의원 재보선에서도 한나라당이 3곳, 무소속이 6곳을 차지해 기초단체장과 마찬가지로 무소속 약진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나라당은 양대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선거지원 유세에 올인하다시피하고도 최대 접전지역인 대전 서을 국회의원 보선에서 패배하고 기초단체장 및 광역의원 재보선에서도 수도권과 텃밭인 영남에서 무소속에 크게 밀려 사실상 참패를 기록함으로써 지도부 책임론 등 큰 후유증이 예상된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탈당으로 법률적 여당과 반노(反盧) 정서가 없는 상태에서 한나라당 대 비(非) 한나라당 대결 구도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함으로써 대선 판세의 불안정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의원 1곳, 광역의원 2곳, 기초의원 11곳 등 14곳에 후보를 낸 열린우리당은 전북 정읍시 기초의원 1곳을 제외하고는 당선자를 내지 못해 추가탈당 움직임, 해체 압력 가중 등 후폭풍에 휘말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민주당은 김홍업씨 전략공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극복하고 낙승을 이끌어냄으로써 호남권에서의 확고한 지지를 확인해 향후 범여권 통합 과정에서 발언권을 키울 수 있게 됐고, 국중당은 최대 접전지역으로 꼽혔던 대전 서을에서 압승을 거둬 대선정국에서의 존재감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전국 55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재보선 투표율은 27.7%로 지난해 10.25 재보선(32.2%)에 비해 6.5%포인트 낮았고, 국회의원 보선 3곳의 투표율은 30.1%로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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