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살에 중견 대기업 최연소 CEO 지내
창업 벤처캐피털·청년 멘토링 창립
청년 취업·복지 중점 '쌍방향 소통'
능력 인정 받아 차세대 리더로 주목

대·공기업만 고집해 재수삼수 말고
중기 경력쌓아 이직 '우회 전략 ' 제시

대기업 사내 유보금 과세 방안 보단
협력사와 동반성장으로 유도 바람직

 

[서울=충청일보 이득수기자] 신용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46·사진)은 청주가 배출한 오리지널 충청인이다. 신 위원장은'주목받는 차세대 리더'로 꼽힌다.
 

청주고를 졸업했고, 학부는 연세대 경영학과 나왔다. 대학 졸업 후에는 같은 대학 법학과에 학사편입해 법학석사를 받았으니 경영학과 법학을 다 섭렵한 셈이다.
 

청년위원회는 박근혜 정부의 주요 국정 목표인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을 연구하고 정책을 개발하는 일을 맡고 있다.  신 위원장의 경력을 들여다보면 그가 왜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청년위원장에 발탁됐는지를 금방 알 수 있다. 그는 시골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케이스다. 서른 세 살에 이미 중견 대기업의 최연소 CEO를 지냈고, 창업 벤처캐피털을 창업해 운영하기도 했다.
 

특히 취업포털 기업인 인쿠르트의 사외이사를 지내 청년 취업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밝다. 청년 실업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청년 멘토링 조직인 '점프 투게더(Jump Together)'를 만들었고, 매월 150만 원의 사재를 털어 10년째 이끌어오고 있다. 또 세계한민족청년지도자네트워크 사무총장을 역임해 청년들의 해외진출 관련 업무도 경험했다.
 

"청년위와 관련된 분야에서 골고루 일을 했던 사실이 박 대통령에게까지 알려져 중임을 맡게 된 것 같습니다. 현재 위원회에는 정부 각 부처 공무원 60여명이 파견나와 일하고 있어요. 위원은 민간위원 19명과 교육부장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고용노동부 장관, 여성가족부 장관,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 5명을 합쳐 총 24명으로 구성돼 있죠."
 

신 위원장은 청년위원회에서 자신이 하는 일을 이렇게 소개한다. "청년 일자리와 관련해 현안들이 구조적으로 엄청 많습니다. 일자리, 취업, 창업, 해외진출, 해외공사, 해외인턴, 청년 관련 복지문제 (등록금 기숙사 문제) 등등. 저는 인재양성과 소통의 문제 등을 중심으로 현장에서 청년들 목소리를 취합해서 정부 각 부처에 전달하고, 정책으로 승화해 내도록 하고, 거꾸로 청년들이 정부 정책을 잘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것들도 의외로 많은데 그런 것들을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에 대한 지원 제도가 있는데도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구체적인 사례들을 들려줬다.
 

"예를 들어 강소기업(규모는 작지만 경쟁력이 강한 기업)에 대한 정보는 우리 청년들이 대부분 잘 모르고 있어요. 또 정부에서 제공하는 청년 전세·월세 자금 등 주거지원에 관한 것들도 청년들이 몰라서 활용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더구나 일자리 창출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창업에 대한 지원, 즉 창업펀드 등 지원 제도가 상당히 많은 데 상대적으로 현장에서는 그런 것들이 덜 알려져 있더군요."
 

 

신 위원장은 젊은 위원장답게 현장을 누비며 청년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취합해 정부 정책에 반영토록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쌍방향 소통을 중시한다. 현 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하다고 보는 시각이 있지만, 신 위원장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장수(將帥)를 리더십의 스타일에 따라 지장(智將) 용장(勇將) 덕장(德將) 등으로 분류하는데, 그 가운데 최고의 리더십은 바로 '현장(現場, 또는 現將)'입니다." 발음이 같은데서 착안한 조크인데 이 말은 대통령과 함께 한 자리에서 그가 실제로 한 유머이다. '현장 일자리 전문가'라는 그의 이미지를 압축한 표현이기도 하다.
 

그는 청년 실업문제를 비롯해 우리나라 일자리 관련 통계는 물론 그 원인과 해결방안까지 훤히 꿰고 있었다. 광화문 KT 본사 건물에 있는 그의 집무실 한쪽 벽은 매달 새로 집계한 일자리·실업·창업 관련 그래프들로 도배돼 있다.
 

"일자리에 대한 해법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로 어렵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한두 가지씩 풀어나가자는 거죠. 현재 고용율이 65.7%인데 정부 로드맵인 70%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190만명 정도가 신규 취업해야 합니다. 매년 충북 인구보다 훨씬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전체 고용이 늘어야 청년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는데 고용없는 성장이 전세계적 현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다행히 청년고용률이 견교하게 상승 중이에요. 작년 평균 40.7%를 기록해 최악이었던 2013년말 39.7%보다 많이 나아졌어요."
 

신 위원장은 청년들에게 "첫 직장으로 전체 취업자의 8.6%에 불과한 대기업행을 고집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첫 직장으로 대기업·공기업을 고집하는 것이 실업자로 전락하는 주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이 부분은 청년실업 문제를 다룬 그의 세 번째 저서 '청춘 1교시'에도 묘사돼 있다.
 

"통계를 보면 국내 500대 기업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가 10.3년에 불과하고, 대기업 직원의 90.8%가 이직을 희망하며, 이중 61%는 실제로 이직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막차가 끊어질 무렵에 집앞까지 가는 버스를 무한정 기다리는 것보다는 한번 갈아타더라도 확실하게 갈 수 있는 '두 번째 버스'를 타겠다는 생각을 하라고 권합니다."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재수삼수 하지 말고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고, 대기업 경력사원 모집을 통해 직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우회로'를 이용하라고 일깨워준다.
 

"중소기업 급여가 대기업의 65%에 불과하다는게 문제이긴 하죠. 대기업들도 일자리 총량을 늘리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하고, 특히 대기업들이 이익금을 사내 유보금으로 쌓아두지 말고 중소기업인 협력업체들에게 이익이 많이 나도록 충분히 보장해줘서 그들이 연구개발도 하고 일자리 확충에 나설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사내 유보금에 대한 과세보다는 이것을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으로 흘러가도록 유도하는게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서비스업 진흥 방안, 비생산적인 스펙쌓기 타파 방안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도 제시했다. 충청 출신으로서 그는 최근 문을 연 대전과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고향청년들의 일자리·창업 지원에도 적근 노력하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아직 한창 젊은 나이에 중책을 무리없이 소화해내고 있는 신 위원장이 앞으로 어떻게 변신해 나갈 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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