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이 고향… 육사 10기 졸업
생도 포함 40여년간 軍생활 뒤 전역
現 여주대 군사학과 석좌교수 재직

▲ 경복궁에서 기념촬영.

[서울=충청일보 이득수기자]박성규 전 제3야전군사령관(63·사진)은 육군제3사관학교가 배출한 두 번째 4성 장군이다. 그의 고향은 충남 논산이다. 논산은 대한민국 군사1번지라고 할 수 있는 무인의 고장이다. 군 문화와 군인들 속에서 태어나서 자라나 군인의 길을 달려온 박 사령관은 전형적인 군인이다. '군인'의 이미지와 성품을 갖춘 그런 무인이란 의미이다. 합참 작전소요과장과 제1강습여단장, 11사단장, 제7기동군단장, 육군교육사령관을 지냈고, 2011년 10월 강원도 일원 동부전선을 담당하는 제1야전군 37대 사령관에 취임했다.

박 전 사령관은 보통 줄여서 '3사'라고 불리는 육군제3사관학교 10기 졸업생이다. 제3사관학교 출신으로는 1기 졸업생 박영하 대장 이후 박 전 사령관이 두 번째 4성 장군이 됐다. 지난해 제2작전사령관에 보임된 이순진(61) 대장을 합쳐 지금까지  3사는 대장 진급자 3명을 배출했다. 육군 장성 중 육사가 80% 이상, 삼사관학교는 10% 내외다. 지금까지 전체 졸업생 중에서 170여명이 별을 달았다. 육사는 11기에서만 전두환 노태우 이기백 정호용 이상훈 등 5명이 대장이 됐고 대통령 2명, 합참의장 육참총장 3명, 국방부장관 3명이 나왔다.

군 내부의 견고한 학벌 네트워크를 뚫고 우리나라 군 최고의 계급을 달았고, 북한이라는 적과 대치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보직으로 꼽히는 제1야전군 사령관을 맡은 것은 그가 엄청난 노력형이자 탁월한 전략가임을 증명한다. 그는 재임 중 "제1야전군은 적의 어떠한 도발도 분쇄 할 수 있는 완벽한 전투태세를 갖춘 전투형 강군이 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또 "사병에서 사령관에 이르기까지 가슴으로 교감하는 인화형 군대"가 그의 지론이다. 지난 2013년 9월 현직에서 전역한 박 전 사령관은 지금은 경기도 여주대학에서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군사학부 5개 학과를 사실상 박 전 사령관이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논산 대건고교 시절, 오른쪽 3번째가 박성규.

◇근황을 소개해 주시죠.

"저는 논산에서 태어나 논산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오리지널 논산 촌놈이지요. 지금도 어머님(96)께서 형님과 함께 고향에 살고 계십니다. 그래서 그런지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생도생활까지 41년 3개월의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한지가 1년 7개월 정도 지났습니다. 지금은 여주대 석좌 교수로 재직하면서 젊은이들에게 비전과 국가안보·통일 등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는데 그들의 진지한 모습을 보면서 군 생활과는 또 다른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 1973년 6월 사관학교 시절 유격훈련 때 모습.

◇고향에서의 추억담과 청소년 시절의 꿈을 얘기해 주세요.

"어린 시절을 뒤돌아보면 약간은 특이했던 것 같아요. 동네에서는 항상 골목대장이었고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줄곧 반장을 했지요. 특히 무엇이든 이겨야하고 1등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던 것 같아요. 왜 그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지고서는 못 견딘다는…. 한번 마음먹은 것은 끝을 봐야하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어머님께서 '땅패기(땅을 파기 시작하면 멈추지 않고 바닥(끝)까지 판다는 시골 사투리)'라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분명한 것,확실한 것을 추구했던 것 같습니다."

▲ '4성 장군' 시절 모습.

◇군인이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와 동기는?

"군인이 되겠다고 결심한 것은 중학교 1학년 때로 기억합니다. 이유는 2가지였죠. 하나는 저의 성격적인 특징들을 간파하신 형님들의 권유가 있었고, 또 하나는 어린 나이였지만 나라를 지킨다는 것이 아주 자랑스럽게 느껴졌고 간혹 마주치는 장교(훈련소 소속)들의 모습이 멋있게 보였기 때문이었죠."

▲ '4성 장군' 시절 모습.

◇사관학교 때도 어려움이 많았죠?"

"70년대 당시 3사관학교의 훈련은 매우 강했었지요. 북한군 특수부대 장교들보다 더욱 강한 장교를 양성한다는 것이 목표였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자퇴하는 생도들도 많이 있었고 훈련 중 사망사고도 발생하곤 했었지요. 3사관학교 정문을 들어서면서 이런 결심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는 내가 원해서 이 정문을 들어선 것이다. 타의에 의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내가 죽어서 나오는 한이 있더라도 내 스스로 포기하고 내 발로 걸어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할 수 있다. 군대는 나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이다'라구요."

▲ '4성 장군' 시절 모습.

◇별을 달고, 4성 장군이 되기까지 군 생활의 신조와 공로는?

"장성 진급 발표가 있던 날 저녁에 퇴근하니까 모교(고등학교) 교장 선생님께서 축하 전화를 주셨는데, "꿈을 이루셨습니다. 제가 생활기록부를 보니까 장래 희망란에 '장군' 이라고 씌여 있었습니다"라는 말씀이었어요. 순간 꿈을 향해서 모든 것 즉 애경사 친구 가정생활 등을 뒤로 한 채 앞만 보고 달려 왔었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갔죠. 참고 기다려 준 가족과 부모 형제 친구들이 고마웠어요. 장군이 된 이후 여단장과 사단장 군단장 교육사령관 등의 보직을 거치면서 군사 대비태세 전력 증강 등 현존 전력을 극대화하고 미래 전력을 창출하는데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남북 대치 상태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어떤 정신무장을 해야 하는지요. 또 우리 군 내부의 문제점과 그 해결방안은?

"지금 우리나라는 아직도 전쟁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도 노출돼 있는 상태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만큼 이런 현 상황에 상응하는 위기 의식은 갖고 있지 않은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평화'를 바라보는 인식 또한 개선돼야 합니다, 즉, 평화를 위해 조약이나 대화 약속 협정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될 수 있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평화를 담보할 수 없으며, 오직 힘과 그 힘을 사용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 돼야 비로소 평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겁니다.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군기 문란 행위는 개개인의 인성과 깊은 관계가 있어요. 우리 현실을 봅시다. 군 입대 전 가정교육과 학교 교육을 통해 인성 교육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고 있지요. 그러니까 제멋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다가 군에 오는 젊은이들이 대부분이죠. 때문에 군에서는 병사들의 인성 교육까지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을 갖고 있죠. 가정과 학교에서도 함께 노력해야 하며 간부들의 올바른 상황인식과 진솔한 반성, 그리고 병영문화를 선도하는 리더십이 선행돼야 합니다."

◇통일을 위해 우리가 갖춰야할 자세와 전략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북한은 폐쇄정책과 인권 유린, 세계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핵 개발 추구로 세계사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역천자망(逆天者亡)'이라는 말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중요시해야 할 것이 있는데, 통일 그 자체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인간의 기본 가치에 충실한 자유민주주의 통일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사드(THAAD) 한반도 배치에 대한 견해는, 중국의 반발을 어떻게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사드(THAAD)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이것이 배치된다면 미사일 요격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문제는 중요한 결심지점(DP:Decision Point)이기 때문에 국익차원에서 군사적 측면 뿐만 아니라 제반 작전적 변수(정치·군사·경제·사회·정보 등)를 고려해야 합니다."

◇현재 하고 있는 일과 장래 계획하시는 일, 그리고 정치권 진출 뜻은?

"현재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대학에 나가서 강의와 대학에 설치된 군사 문제 연구소 고문 역할 등 대학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일들을 하면서 많은 보람도 느끼고 있지요. 정치권 진출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께서 말씀을 하시는데 선뜻 와닿지 않네요."

◇충청도인, 충청도의 발전을 위해서 하시고 싶은 말씀은?

"최근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농담처럼, 때로는 진담처럼 충청도에 대해 이런 저런 말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충청도 사람들의 정신은 '正'을 추구하는 겁니다. 화합하고 배려하며 긍정적이고 헌신할 줄 아는 것, 외유내강이 충청도인의 특성입니다. 이러한 충청도인의 특성이 제대로 발휘될 때 우리 충청도는 더욱 더 발전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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