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는 유기견이었어요. 아내가 아는 동생이 운영하는 가게로 마음이가 걸어 들어왔어요. 정말 자연스럽게요.(웃음) 그런데 그 동생의 남편은 강아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가게에서 키우자니 문을 닫으면 혼자 있을 아이가 걱정되기도 하고 안쓰러웠죠. 당시 짱아라는 강아지를 키우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를 집으로 데리고 왔어요.”

“8년 간 키우면서 사랑도 많이 줬어요. 자식 같았던 아이를 지난 2010년 12월, 암으로 떠나보냈어요. 그때의 슬픔은 말로 표현 할 수가 없어요. 처음 겪어보는 강아지 죽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정신이 없었어요. 급히 검색을 통해 알아본  한 장례업체를 방문하게 됐죠. 멀기도 하고 시간도 꽤 오래 걸렸어요. 장례업체에 도착해서 떨리는 손으로 아이를 맡겼는데 ‘아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요. 화장을 바로 해서 그냥 유골함을 빨리 주고 보내는 식의 성의 없는 서비스. 아이와 인사할 시간도 없이 후다닥 진행되는 그 모습에 너무 화가 났어요. 또 하나는 너무 멀다. 왜 중부권에는 없을까. 그때 반려견 장례에 대해 처음으로 생각했죠. 당시에는 급한 마음에 아무 곳이나 갔지만 마음이를 보내고 오면서 이건 꼭 필요한 사업 같은데 왜 이렇게 없을까? 궁금했어요.”

 

“작년 7월 ‘펫로스엔젤’을 열었어요.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제가 마음이가 떠난 후부터 이 사업에 대해 알아봤죠.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실제 준비하는데 3년이 걸렸어요. 인허가 받는데 만요. 허가 받은 날 정말 엉엉 울었어요.”

“장례업은 기피업종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반대가 심한 편이에요. 또 농축산부에서 시행하는 동물등록제가 제대로 정착되어야 하는데 솔직히 그렇지 못한 실정이잖아요. 반려동물 천만시대인 현재 입구전략도 미비하지만 출구전략이 없다고 생각해요. 강아지가 떠났을 때 병원에서 의료폐기물로 소각하는 방법, 동물장례업체에서 하는 방법, 쓰레기봉투에서 버리는 방법. 이 세 가지에요. 장례업체가 너무 작은거죠. 전국에 적정순환 장례업체가 40개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14~15개 밖에 없으니까요. 충청권은 예산, 제천, 공주, 청주. 제도적인 부분도 있죠. 장례업종을 늘리고 싶지만 시청에서도 장례 업종에 대한 허가 기준이 있잖아요. 그 어렵고 힘든 싸움이 계속 되다보니까 어느 순간부터 이 동물장례업 허가 등록이 딱 멈췄어요. 저희도 많은 어려움과 고민 끝에 건조장 방식을 생각하게 됐어요.”

“마음이가 떠난 후 짱아가 많이 아팠어요. 심장과 판막사이에 물이 차서 한 달에 한 번씩 빼줘야 했죠. 또 늘 같이 지내던 마음이가 없으니 우울증까지 걸리더라고요. 짱아한테 그랬어요. 아빠가 이 사업을 할 때까지만 그때까지만 살아달라고요. 그런데 정말로 제가 펫로스엔젤을 오픈한 다음달에 짱아가 떠났어요. 제 손으로 아이를 직접 떠나 보냈죠.”

“24시간 대기죠. 사람 장례의 경우 그 절차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계시지만 강아지의 경우에는 잘 모르시기 때문에 새벽에도 장례를 할 수 있냐는 문의가 많아요. 얼마나 불안하시겠어요. 그 절차를 하나하나 알려드리면 안심하시죠. 그 분들을 위해 새벽에도 전화는 꼭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염습을 하는 곳은 펫로스엔젤 뿐이에요. 제가 직접 장례지도사를 통해 배웠어요. 제가 마음이를 통해 직접 경험해보니까 아이를 떠나보내는 시간이 너무 짧더라고요. 가족들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드리고 싶었어요. 장례 진행 시간이 다른 곳보다 긴 이유죠.”

“반려견을 잃은 슬픔은 가족을 잃은 아픔과 똑같아요. 다른 점이라면 부모님이 돌아가실 경우에는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다는 점이에요. 당연히 나보다 먼저 가실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고사가 아니라면 미리 준비가 되있어요. 하지만 반려견은 먼저 죽는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 순간이 되면 너무 당황하세요. 처음 겪는 강아지 죽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너무 당황하시거든요. 그 분들을 위해 제가 편안하게 알려드리고 싶어요.”

“추모관은 제가 특별하게 만들었어요. 납골당은 차가운 이미지잖아요. 사진이나 기념품등을 집에 못두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미혼의 경우에는 부모님의 반발도 심하고요. 이곳에 맡겼다가 결혼 후 가져가신 분도 계실 정도니까요. 아이들은 사고사가 많아요. 목줄 없이 일어난 사고가 대부분이죠. 사실 마음이도 갑자기 도로로 뛰어나간 적이 있거든요. 도로의 차를 다 세워가며 겨우겨우 아이를 잡았죠. 목줄은 아이들을 지켜주는 하나의 보호수단이라고 생각해요. 견주분들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느 날 젊은 여성분에게 전화가 왔어요. 올 때 삽을 갖고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도착해보니 키우던 고양이가 사망을 했는데 견주분이 살던 아파트 화단에 묻은거에요. 그런데 그걸 본 주민이 신고를 했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던 거죠. 많이 안타까웠어요. 또 햄스터, 고슴도치 장례식도 기억에 남아요.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찾아 주시는 분들께  제가 해드리고 싶은 건 하나에요. 아이들의 죽음을 접했을 때 굉장히 슬퍼하세요. 생소한 장례업체, 생소한 환경, 생소한 죽음에 너무 힘들어하세요. 그분들에게 편안한 위로를 건네고 싶어요. 들어올 때는 너무 힘들고 아프지만 나갈 때는 “내가 아이를 그래도 잘 보냈구나 잘했구나” 조금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그게 바로 제가 끝까지 하고 싶은 일이에요.”

“굉장히 보람을 많이 느껴요. 한 분 한분 가실 때 마다 잘 보내줘서 고맙다고 하실 때 그 한마디가 힘이 돼요. 사실은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주실 줄은 몰랐어요. 그만큼 제가 그분들에게 도움이 됐다는 거니깐 그 부분에 대해서 뿌듯해요. (웃음) 사실 아직은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주민들께서 반대도 많이 하시지만 언젠가는 이해해주실거라고 믿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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