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서한솔기자] 과거 역사 속 오늘, 충청일보 신문을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과거 이슈뉴스를 선정해 브리핑해드립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언 땅 녹인’ 사연은?

<1994년 4월 4일> 러시아 대학교실의 ‘가갸거겨’

강좌개설 한국어학습 붐
경제·문화교류 늘어 열풍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이어 ‘태양의 후예’가 중국에서 대단한 인기를 모으며 한국의 브랜드와 음식들도 잇달아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90년대에도 이미 한류바람이 불고 있었는데요. 1994년 한국과의 경제·문화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국어 열풍이 불고 있다는 기사입니다.

사회주의국가인 러시아에서는 당시 우리말을 ‘조선말’이라 일컫고 이와 관련된 학과도 ‘조선어학과’로 불리었는데요.

이례적으로 극동대학에서는 ‘조선어학과’가 아닌 우리말 그대로 ‘한국어문학과’라고 칭했습니다. 이 대학의 학생들은 한글 외에도 정치, 경제, 역사 등을 하루에 8시간 이상 공부하는 뜨거운 학구열을 보여줬다고 하네요.

“한국어 열풍이 뜨거워서 블라디보스토크의 언 땅을 녹이고 있다”는 표현이 재밌는데요.

1990년대 초, 인기 연예인들이 아닌 한글이 한류열풍의 주역인 셈이었네요.

 

 

아직은 ‘국민’학생이었던 그 날

<1995년 4월 4일> 초등학교 개칭 논란 뜨겁다

일제잔재 청산 차원 환영 vs 교육환경 개선이 급선무

 

일제는 패망 후 1947년 '소학교'로 명칭을 변경했지만 우리는 일본보다 반세기 더 '국민학교'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1995년 4월 4일 국민학교 개칭을 두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는 기사입니다. 일제도 군국주의 청산을 위해 명칭을 변경한 마당에 우리만 이를 계속 사용한 것은 시대착오라며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였는데요.

개칭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제 와서 바꾼들 어떤 효과가 있겠냐”는 반대 의견이 있었고요. 학교 현판과 직인, 각종 문서 등을 모두 바꿔야해 그에 따른 비용 문제를 우려해 개칭을 반대했다고 하네요.

비용 문제나 번거로움에 앞서서 무엇이 중요한 가치인지 잊어선 안 되겠지요.

결과는 우리가 아는 사실대로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개칭됐는데요. 그 날짜는 1996년 3월 1일이었습니다.

 

 

봄 사랑 벚꽃 말고 ‘미선나무’

<2003년 4월 4일> 세계 희귀종 ‘미선나무’ 개화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나무가 있는데요. 바로 미선나무입니다. 귀한 만큼 군락지가 천연기념물로 보호돼 있는데요. 2003년 4월 4일 미선나무가 꽃망울을 터트리며 봄을 알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미선’이라는 이름은 사람이랑 비슷해 혼동할 수도 있는데요, 열매의 모양이 둥근 부채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충북 괴산과 영동 등 5곳의 자생지가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습니다.

올해(2016년)는 제1회 괴산 미선 향 축제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괴산읍 검승리 성불산 산림휴양 단지에서 열렸는데요.

희귀 식물이지만 동산을 하얗게 물들인 미선나무가 모두 5만여 그루까지 번식한데는 자생지 인근 주민 50여명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고 합니다.

벚꽃도 좋지만 올 봄에는 미선나무 꽃의 향연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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