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서한솔기자] 과거 역사 속 오늘, 충청일보 신문을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과거 이슈뉴스를 선정해 브리핑해드립니다.

 

“그 어려운 걸 해냅니다. 내가”

<2001년 7월 11일> 남자육아휴직 1년 낸 공무원

‘아빠도 아이 돌봐야죠’

 

출산과 육아의 부담이 엄마들에서 아빠들로 옮겨가는 일은 어렵고도 더딘 일입니다. 적어도 한국 사회에서는 말이죠. 몇 달씩 출산 휴가나 육아 휴직을 쓰는 외국 사례가 멀게만 느껴지는 건, 아마도 우리의 인식이 바뀌지 않기 때문일 텐데요.

15년 전인 2001년 아이를 위해 1년간 육아휴직을 낸 공무원이 있습니다.
그 어려운 걸 해낸 주인공은 조달청 중앙보급창보급과에 근무하는 최중식 씨입니다.
1년 동안 남자가 육아휴직을 받아낸 건 조달청 역사상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최 씨는 “서른여덟에 얻은 딸이 너무 예뻐 1년을 헌신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딸바보의 면모를 드러냈습니다.

물론 현재 법적으로는 엄마와 아빠가 각각 1년의 육아휴직을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육아휴직을 신청하면서 해고를 포함한 불합리한 인사를 당한 경우가 상당한 게 우리의 현실이죠.

육아를 위해 휴직을 택한 남편들의 숫자는 1년 전 3420여명에서 지난해 4870여명으로, 1년 사이 42% 늘었다는 통계가 있는데요. 언뜻 보면 급증한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 육아휴직자의 5.6%에 불과합니다.

남성은커녕 여성들조차 육아휴직의 벽에 부딪히는 현실에서 15년 전 육아휴직을 결심한 최 씨의 결단과 직장의 배려가 부럽게 느껴지는 직장인들 많을 것 같네요.

 

청국장 햄버거, 청국장 피자?

<1999년 7월 11일> ‘냄새 없는 청국장’ 개발

경기 서일농원…고유의 맛은 그대로
햄버거‧피자도 만들어 어린이 선호

 

청국장. 몸에 좋은 건 다들 아는데, 그동안 특유의 냄새로 비호감의 표적이 되기 쉬었습니다. 이런 청국장은 상품화에서도 뒤쳐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1999년에는 냄새 없는 청국장이 개발돼 화제를 모았네요. “충북대와 산학협력을 체결한 경기도 안성시 서일농원은 우리 고유의 맛이 듬뿍 담긴 냄새가 나지 않는 청국장을 개발해 특허출원 중”이라는 기사 내용입니다.

서 씨는 냄새 없는 청국장으로 인스턴트 식품을 즐기는 어린이들을 위해 청국장을 일정비율로 섞어 햄버거패트를 만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청국장을 원료로 한 스프, 피자, 간식용 식품도 만들 수 있어 당시에는 기존 인스턴트식품의 대체식품 개발에 큰 기대를 갖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청국장의 세계화는 멀고도 어려운 일일까요?
2016년 청국장은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엽기적이라고 평가한 음식 2위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우리 청국장의 시장 규모는 연간 400억 원 정도인데, 청국장과 비슷한 일본 낫또는 2조 원 정도로 훨씬 크다고 합니다. 일본은 청국장 전 단계인 낫또의 균주를 표준화해, 음료, 과자, 화장품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 팔고 있는데요. 아직 한식 세계화의 효과가 신통치 않은 우리가 참고할만한 부분이지요. 몸에 좋은 청국장이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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