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최연소 노벨평화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의 이야기

 

[충청일보 박지영기자] "나의 소원은 학교에서 마음껏 공부하는 거예요!"

책상도 의자도 없이 교실 바닥에 앉아서 공부해도 괜찮아요. 탈레반은 이 소원을 큰 소리로 말했다고 내 머리에 총을 쏘았어요. 그날 총에 맞아 죽은 것은 나의 나약함, 두려움, 절망이에요. 내꿈은 언제나 한결같아요.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안전하게 교육받는 세상을 꿈꾸는 나는 그대로 말랄라입니다!

단지 여자아이라는 이유만으로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할 수 없게 된다면? 그것도 모자라 여자끼리의 바깥출입을 아예 금지당하고, 얼굴과 몸을 스카프 같은 걸로 죄다 가린 채 살아가야 한다면? 상상만으로도 숨이 턱 막힐 일이다.

이 책은 그저 자유롭게 학교에 다니며 공부하고 싶었던, 꿈 많은 십대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 이야기를 담아냈다.

2014년 최연소 노벨 평화상 수상자라는 기록을 세운 파키스탄의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12년 10월, 당시 열다섯 살이었던 말랄라는 여자아이도 학교에 갈 권리가 있다는 자신의 신념을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말했다는 이유로 탈레반에게 표적이 되어 총격을 받는다.

영국 병원의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살아난 말랄라는, 눈앞의 두려움으로 움츠러들었던 파키스탄 사람들에게 탈레반에 맞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심어준다.

말랄라가 왜 탈레반에 맞서게 되었는지, 파키스탄이라는 나라는 어쩌다 그렇게 혼란스런 상황에 빠지게 되었는지, 국제사회는 그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등 표면적인 이슈들을 촘촘히 짚으면서도 그 뒤에 가려져 있는 ‘따뜻하고 평범한’ 말랄라의 민낯을 차분하게 추적해 나간다.

남성중심의 사회 속에 자란 말랄라가 잘못된 관습이나 교리에 얽매이지 않고 여성으로의 강한 주체성을 갖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힘의 기반은, 어릴 때부터 받아 온 올바른 교육의 힘과 부모님의 끝없는 지지였음을 잘 보여 준다.

레베카 로웰 지음 / 서애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108쪽 /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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