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3선 초청 간담회 '달랑 1명' 참석해 무산
원내대책회의선 조기전대 필요성 놓고 고성 오가
비박계, 지도부 맞서 '당 내 당' 비상시국위 발족

[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새누리당이 이른바 '최순실 국정 농단 게이트'로 치명타를 입었음에도 집안 싸움만 거듭하면서 최악의 '자중지란'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로 소속 3선 의원 24명을 초청해 난국 타개책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었으나 안상수 의원만 예정 시간에 맞춰 참석하면서 간담회는 자연스럽게 무산됐다.

전날 이 대표가 마련한 재선 의원 간담회에 회동 직전 단 2명만 참석하자 계속 독촉 전화를 했음에도 전체 재선 37명 중 11명만 모습을 드러낸 데 이어 비주류의 '보이콧'이 이어진 셈이다.

비슷한 시각 국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 주재로 진행된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이 대표가 제안한 조기 전당대회의 필요성을 놓고 정 원내대표와 박명재 사무총장이 한때 언쟁을 벌였다.

중립 성향의 박 총장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 조기 전대 관련 '꼼수'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자 지도부 사퇴를 촉구한 정 원내대표가 "왜 특정 일자를 정했느냐"며 목청을 높였고 두 사람의 고성이 회의장 밖으로 새어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주류와 비주류 진영이 서로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이미 '두 집 살림'이 시작됐다는 시각이다.

비주류 진영은 이날 '최순실 국정 농단 게이트'에 따른 당 위기 타개를 위해 구성한 '비상시국위원회'의 공동대표에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12명을 선정했다.

남경필 경기지사·원희룡 제주지사·김문수 전 경기지사·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비주류 측 대선 주자들이 대부분 포함됐고 심재철·정병국(이상 5선)·김재경·나경원·주호영(이상 4선)·강석호(3선) 등 중진 의원들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비상시국위는 당 내 비주류가 '당 해체'를 위해 이정현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는 데도 현 지도부가 거부하자 사실상 '당 내 당'으로서 발족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 여권 잠재 대선 주자로 불리는 남·원 지사, 오 전 시장, 김 전 지사를 향해 "새누리당 대선 주자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날 당사에서 원외당협위원장과의 면담을 가진 후 "대선 주자는 우리 당의 명예이자 자존심인데 네 사람의 지지율을 다 합쳐봐도 10%가 안 된다"며 "자기 앞가림도 못 한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도정에만 매달려도 시간이 부족한 분들이 이정현 사퇴하라고 매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더라"며 "제가 그만두기로 했으니까 이제는 대한민국과 당을 이끌어갈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을 설득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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