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국가 브랜드 파워 

2020-11-30     이용민 기자

지난 7일 유튜브를 통해 '2020 한류박람회'(Korea Brand & Entertainment Expo 2020) 개막식이 전 세계에 중계됐다.

한류박람회는 K팝, K드라마 등 한류를 국내 소비재 및 서비스의 수출 진흥과 연계한 문화 콘텐츠 사업이다.

2010년부터 매년 아세안, 유럽 등지에서 개최됐으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국가 브랜드는 한 나라의 호감도와 신뢰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가치다. 국가 경쟁력은 가시적인 경제력, 군사력 등 하드파워도 있지만 국가의 품격이나 대외적인 국가 이미지 등 소프트파워도 중요하다. 외국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를 보고 한국 국민이나 제품, 서비스의 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국가브랜드는 국가정체성 강화와 국민 자긍심 고취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와 투자 유치, 관광산업, 대외무역 증가 등 여러 측면에서 큰 영향을 끼친다.

어린 시절 'Made in Japan'이나 'Made in Usa' 표시가 있는 연필, 신발 등은 친구들 앞에 자랑스럽게 내 보일만한 물건들이었다. 품질이 비슷하거나 더 낫더라도 'Made in Korea'가 붙은 제품들은 왠지 '짝퉁'스러운 느낌이 났다. 경제적 위상보다 낮은 국가브랜드 파워 때문에 생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다.

지금은 코리아가 가장 믿을 만하다.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 자연스럽게 국산인지 확인하게 된다. 휴대폰, TV, 화장품, 방역물품까지…. 세계적으로도 'Korea'가 붙은 제품들은 죽이는(killing) 아이템이 됐다. 이른바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가 왔다.

2015년만 해도 우라니라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1위 규모였다. 그러나 국가브랜드 지수(NBI: Natioal Brand Index)는 27위였다.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광복 70주년이던 이 해 국가브랜드 사업을 시작했다.

영국 컨설팅업체 브랜드파이낸스의 '국가브랜드 2019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는 9위에 올라있다. 미국이나 중국, 영국, 일본 등보다는 낮지만 이탈리아, 스페인, 호주, 러시아 등보다는 순위가 높다.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나 빌보드를 장악한 BTS가 스스로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며 갈고 닦은 노력의 시간이 있었겠지만 거대한 한류를 통합하는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라는 국가브랜드가 없었다면 그 성공의 크기가 조금은 줄어들었을 지 모른다.

세계가 주목하던 K방역이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면 코리아라는 국가 브랜드는 전 세계에 신뢰의 아이콘이 될 수 있다. 국민 모두가 방역에 온 힘을 합쳐야 할 때다.  / 이용민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