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이 대세로 떠올랐다
충청권 아파트 상승률 전국 2위 기록
[윤여민 부동산전문위원/집현전공인중개사무소대표]
충청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한국부동산원의 2021년 10월 2주차 시도별 아파트 매매·전세가격 지수 변동률 자료를 보면, 충북이 인천광역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매매가 상승폭을 기록했다. 충남도 경기도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대전 또한 주목할 만한 오름폭을 나타내고 있다. 심지어 전세가격 측면에선 충북이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달성했다.
충청권 내에서도 제천시와 충주시의 매매가격 상승이 눈에 띈다. 두 도시는 각각 0.67 %, 0.62 %씩 오르면서 그야말로 급등세를 나타냈다. 청주와 천안 같은 대도시의 상승세도 꾸준한 가운데 아산, 홍성의 오름세도 눈여겨볼만 하다.
세종시가 유일하게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지만, 국회 분원 설치 확정과 충청권 메가시티 가시화 등 미래 가치 상승을 이끄는 호재를 워낙 많이 보유한 지역이라 가격 조정은 단기간에 그칠 듯하다.
충청권 아파트 가격이 이렇게 상승강세를 이어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전국적인 집값 상승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시쳇말로 ‘개집도 오르는 판국’이기 때문에 지역과 아파트 연식을 막론하고 계속 우상향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충북의 경우엔 내년 공급물량이 수요량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 부동산 플랫폼 ‘부동산 지인’ 자료에 따르면, 충북의 연 평균 아파트 수요량은 약 8천 세대인데 반해 2022년의 입주 물량은 5천 세대가 채 되지 않는다. 3천 세대 가량 부족하며, 수급 불균형에 따른 집값 추가 상승을 예상해볼 수 있는 근거라고 판단된다.
여기에 더해 수도권과 근접한 지리적 이점과 세종시를 중심으로 한 신(新) 수도권으로서의 면모를 점차 갖춰가는 추세로 인해 충청권 지가(地價)가 상승했으며, 그 덕분에 집값도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4일,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새로운 국가 전략으로 ‘초광역협력’을 제시했다. 초광역협력이란 행정구역의 경계로 제한을 두지 않고 인근 도시 간 연계·협력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더 나아가 거대한 경제 공동체까지 조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동남권 메가시티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 초광역협력에 대한 정부 지원과 각 지역의 추진 방향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충청권은 세종을 중심으로 한 메가시티 구성과 미래 성장 계획을 제시했다. 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충청권은 정치·경제적으로 더욱 눈부신 발전이 가능해진다.
충청 지역은 국토의 중심에 자리 잡은 교통 요충지이자 수도권과 근접한 이점 덕분에 메가시티로 묶이지 않더라도 여러 기업의 성공적으로 유치해 왔다. 천안·아산의 삼성디스플레이나 청주의 SK하이닉스·LG, 서산·당진의 현대 같은 대기업과 그 협력사들이 서울·경기권과 멀지 않으면서 인적, 물적 자원 활용이 용이한 충청권에서 사업을 추진 및 확장해나갔다.
코로나 사태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인건비 절감보다는 우수한 인재와 산업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그에 따라 개도국보단 국내나 선진국에 생산 라인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 현재와 미래에는 충청권의 입지가 더욱 부각될 것이다. 충청권엔 대표적 과학도시 대전과 미래 먹거리인 2차 전지와 디스플레이, 바이오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청주, 천안, 아산 등과 같은 산업도시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행정수도인 세종을 중심으로, 정치·행정이 통합되고 교통 인프라가 정비된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대단할 것임이 분명하다. 당연히 지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예상이 선반영 되어 주택 가격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무리 전국적인 오름 추세이고 미래 가치 상승이 확실시 되는 지역이더라도 집값이 주야장천 급등할 순 없다. 무엇이건 흥할 때가 있으면 쇠퇴하는 순간이 오고, 가격이 오르는 때가 있다면 내리는 시간도 찾아온다. 마찬가지로, 충청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 또한 언젠간 수그러들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도 언젠간 다시 오르게 마련이며 점차 초광역 생활권의 경제, 행정 규모를 갖춰갈 충청권 도시의 지가는 장기적 관점에서 결국 우상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현재 충청권 아파트를 포함한 부동산 관련해서 살지, 팔지 아니면 관망할지 고민 중인 분이 있다면, 단기적 시각보단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해당 지역의 발전성과 충청권 주요 개발 축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결정하는 게 옳다.[윤여민 부동산전문위원/집현전공인중개사무소대표]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