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에서의 상호작용

2021-10-25     충청일보

[교육의눈] 김재국 세광중 교사·문학평론가

코로나19 상황이 지속하면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변화 양상을 실감할 수 있다. 음식점 출입문에서 핸드폰 바코드를 자연스럽게 꺼내고, 자리에 앉아서는 큐브를 통해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서를 확인시키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은 마스크를 쓰고 등교할 뿐만 아니라 현관 출입부터 제재를 당한다. 손바닥에 손소독제를 뿌리고 발열 체크기로 체온을 측정하고 점심을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온종일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다. 

코로나19는 교실 수업에도 많은 지장을 주어 온전한 수업을 방해하고 있다. 기존 대면 수업 중심의 수업 형태에 비대면 원격수업을 도입하였다. 교사 일방향적 주입식 교육이 학생 중심의 활동형 수업으로 변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코로나19는 교육을 후퇴시키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교육 방법이든지 학생을 대상으로 가르친다는 본질적 부분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의 교육적 상호작용을 제대로 할 수 없는 현실의 교실 수업은 문제가 클 수밖에 없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최대한의 거리두기를 해야 하니 상호작용이 어려워 학습효과를 제대로 거두기가 어렵다. 그러니 학력 결손과 기초학력 저하라는 현실적 문제가 발생한다. 학력 격차와 줄이고 최저학력을 높이려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수업의 상호작용을 높일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요청된다. 

데일의 경험의 원추와 학습 효율성 피라미드는 학습에서의 상호작용 효과를 잘 나타내고 있다. 이론에 의하면 단순히 교사의 수업을 듣는 것은 5% 정도의 효과만 있지만, 학생들이 공부한 내용을 서로에게 가르칠 때는 90%의 학습 효율성이 있다고 한다. 이외 읽기 10%, 듣고 보기 20%, 시연하기 30%, 집단토의 50%, 연습 75% 등의 순으로 학습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비고츠키가 주장한 근접발달영역도 학습에서의 상호작용 효과를 잘 보여준다. 그는 잠재적 발달 수준을 실제적 발달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가능한 것으로 보았다. 여기서 말하는 다른 사람은 학습자 동료를 지칭한다. 교사보다는 동료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다양한 내적 발달과 학업 성취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주지하듯 교육의 성공은 교실 수업에서 이루어지는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의 상호작용 어떻게 이루어지며 얼마나 자주 일어나느냐 달려 있다. 교실 수업에서 학생들이 각자 공부한 내용을 서로에게 가르치고 배운다면 공부에 대한 집중력과 책임감이 달라진다. 두 학생이 협동 학습을 수행한다고 가정할 때, 둘 중 상대적으로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의 역량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개별과제를 수행할 때보다는 공동과제 수행 때, 상대방과 유대감을 느끼거나 서로 신뢰할 때 효과가 가장 높다는 것이다. 

교육 당국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배움중심 수업도 상호작용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교실 수업에서 빈번한 상호작용을 통하여 제대로 된 배움이 일어난다. 지식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소통과 협력, 즉 상호작용을 통해 창조, 형성되기 때문이다. 교육 당국은 위드 코로나가 교실 속에서 가장 먼저 실천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