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후보군의 이명(耳鳴)?
[오병익 칼럼] 오병익 전 충청북도단재교육연수원장·아동문학가
"하얀 염소가 냇물을 건너려고 하였다./ 까만 염소도 냇물을 건너려고 하였다. / '내가 먼저 건널 테야, 아니야 내가 먼저' / 두 염소는 외나무다리 가운데서 만나 싸우다 물에 빠졌다."/ 내년 유월 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외나무다리' 게임을 펼칠 자천 타천 교육감 후보군 면모가 솔솔 감지 돼 세간의 관심거리다. 그들 속내까지 가타부타할 입장은 아니지만 평생교육동지로 공통 키워드를 외면키 힘들다는 핑계에 걱정거리도 늘었다. 인물과 구도·바람·공약을 포함하여 널브러진 선거 레시피, 오죽하면 '요지경 속'이라 했겠나.
◇주어가 뭔데
앞서 3선 타이틀 방어를 밝힌 김병우 교육감의 도전자로 심의보(전 충청대교수), 윤건영(청주교대 교수), 김진균(봉명중 교장) 후보자 군이 몸 풀기와 함께 하마평에 오르던 M모 전 교육장은 가족만류를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현직, 재도전, 대학총장, 교총회장 등 굵직한 엔트리 윤곽을 예고하고 있다. 현행 선거제도로 보아 △어마어마한 비용 △이익단체개입 혼조 △후보자 다자 경쟁 △지자체장과 공생 등 산 넘어 산이라서 맷집 쯤 조몰락거리는 안개 상황인 '설(說)' 단계다.
주지하다시피 교육감은 유치원부터 초·중등 교육과 인사 재정권, 지방교육행정을 망라한 최고책임자다. 도지사 중량에 장관 부럽지 않은 4년 임기보장의 교육자치 서열 1위지만 유권자 냉소가 흠결이랄까. 하지만 선거법에선 명함마저 예비후보 등록 이후로 제한하고 있어 신인일수록 약발 기대가 버겁다는 하소연이다. 그런 연유로 전문성·도덕성·소통 마일리지를 차근차근 쌓은 결기와 달리 '때리고 어르는데' 길들여졌다.
설령, 주어(主語)조차 모른 이명(耳鳴)일 경우 '100년 대계'의 망령에서 자유롭겠는가. 일견, 보수 진보 중도 성향 따라 후보끼리 지지층을 나눠 갖게 되므로 연대와 단일화 '이슈'를 두고 '등록일 마지노선…' 등 내년 3월대선과 맞물린 태풍에 눌려, 에둘러 딱히 수사법을 쓰기란 아직 성급하다.
◇ '교육축제'가 돼야
'물들어 올 때 노를 젓자' 이런 넘나듦이 우려되지만 분명, 도전이 곧 성공은 아니다. 선거란 잔혹한 방정식 맞다. 그러니 '충북교육' 청사진 너머 외풍과 맞서 스러질 용기도 각오해야 한다. 이기고 지는 방법, 후보·캠프(선대위)의 '손발'에 달렸다. 현수막 문구나 명함 한 글자가 선거법과의 관련성부터 코즈 이미지(cause image)가 살아 숨 쉬는 메시지 생성이 중요하다.
일단, 팀을 후보자중심 체제로 꾸리는 게 우선인데 선거 때마다 행세한 '협잡꾼' 짬짜미가 득시글댔더랬다. 혹여, 정체성조차 그렇고 그런 캠프 내 껄끄러운 똬리와 섣부른 조건을 달아 이면 합의할 경우 '옴짝달싹' 못하는 외통수에 걸린다. 당·낙선자 모두 '패착(바둑돌을 하필 그 자리 놓는 바람에 결국 주저앉음)' 된 청주상당 선거구 리스크를 디테일하게 학습해 왔잖은가.
표현이 다소 과격하지만 볼썽사나운 침몰을 연거푸 겪으면서 다시 현실화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악한 승리는 이겨봤자다. 자신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 '제8회 동시지방(교육감)선거' 이젠 '근사한 교육 수장'을 뽑는 '선거축제'로서의 아우라(aura)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