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 새해를 기대하며

2022-01-03     충청일보

[충청광장] 윤명혁 충북농업마이스터대학 학장

신축년 한해는 정말 어려운 한 해였다. 2019년 11월 촉발된 코로나19는 전 세계로 감염이 확산되면서 모든 분야가 어려웠고 집합금지 명령이 발동되어 영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극에 달했다.

집에 갇힌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언제나 마스크를 벗고 밖으로 나가서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실 날이 올까를 고대하면서 살아왔다.

우리 농업 분야도 코로나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은 한해였다. 각종 행사의 금지로 인해 화훼농가는 생산된 꽃을 폐기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학교급식에 농산물을 납품하는 생산 농가는 학생들의 등교 금지로 인해 큰 피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또한 외국인 계절 근로자의 입국이 전면 금지되면서 일손 부족 현상이 심화되어 농촌의 임금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이중고를 겪게 된 것이다.

백신 접종율이 올라가고 안정되는가 싶어 11월부터 시작된 위드 코로나 전략은 또다시 불어 닥친 대유행으로 집합 금지명령을 다시 발동하게 하고 지금 우리는 햇수로 3년째 우울한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젠 어려웠던 신축년은 지나가고 검은 호랑이 해인 임인년의 새해가 밝았다.

마침 지난해 12월 28일 영국의 가디언은 지금 유럽에서 대세종이 되어 확산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종은 전염성은 강하지만 바이러스의 특성상 인간 적응 단계를 거치면서 증세가 약해지고 더 많이 퍼진다는 사실을 설명하면서 조심스럽게 팬데믹 종식의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매체는 추가설명에서 영국에서 오미크론은 몇 주 사이에 확진자가 폭증했지만 이로 인해 입원과 사망은 작년 겨울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하고 오미크론의 확진자 대부분이 젊은 사람들이라면서 코로나19가 전염성은 높아도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 위력을 잃으면서 결국 독감이나 감기처럼 바뀔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신축년 말미에 전해진 희소식으로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에서도 나스닥 지수가 1%를 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희망적인 메시지를 보면서 새해에 우리 농업에도 좋은 기운이 돌기를 희망하면서 검은 호랑이해 우리 농업을 그려보고자 한다. 우선 기상적 측면을 보면 작년도 장마가 없었다는 점이다. 6월 장마기에 강수량이 100mm 정도였기 때문이다. 이미 공기 중으로 올라간 수증기는 언젠가는 다시 땅으로 내려온다고 볼 때 올겨울 눈이 많이 올 확률이 높다고 보고 폭설에 대한 사전 대비를 잘해야 할 것이다. 비닐하우스나, 축사, 인삼 해가림 막 등이 폭설에 의해 붕괴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올겨울은 유난히 추울 수 있다는 점이다. 요즘 겨울 추위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날이 지속되다가 갑자기 기온이 낮아지면서 복숭아나 자두 등 핵과류의 저온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포도 농사에서 대세가 되고 있는 샤인머스켓 품종은 저온에 약한 특성이 있기에 반드시 월동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경우 피해는 줄기의 지상부 접촉 부분에서 많이 나타나므로 수령이 어린 과원일수록 지상부 접촉 부분에 왕겨나 흙으로 쌓아주는 작업을 지금이라도 서둘러 주어야 한다.

우리의 소망대로 금년도에 위드 코로나 시대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면 우리 농업에도 많은 기회가 올 것이다.

우선 코로나를 겪은 도시민들이 농촌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지고 있는데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식량안보가 중요해졌다는 의견이 75%,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의견도 70%, 농업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의견이 68%에 달하면서 코로나19 이후 도시민의 농촌에 대한 인식은 우리 농업 활성화와 농업 발전을 위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마침 2020년도에 전격적으로 추진된 공익형직불금 제도하에서의 농업 경영을 구상한다는 차원에서 우리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는 농업 경영 또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서 코로나 이후 국내관광에 관심이 높아진 도시민들을 위해 농촌관광 사업과 그동안 힘들었던 도시민들의 심신을 힐링해주는 치유농업, 그 밖에도 도시 청소년들에게는 심성을 길러주고 도시민에게는 농심을 고취 시키는 학습,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분명 농촌의 신선한 공기와 깨끗한 물을 도시민은 절대로 외면하지 않을 것이며 코로나19 라는 긴 터널을 지나면서 이것의 소중함을 더 깊이 새기게 되었을 것이다.

이제 힘차게 솟아오른 임인년의 태양과 함께 새로운 농업의 가치를 찾아 우리 농업이 선진국형 농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