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증가하는 유기동물들
[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인구가 어느덧 1,500만 명을 돌파했다. 1인 가구와 고령 인구 증가로 반려동물 인구는 계속 늘고 있다. 반려동물은 예나 지금이나 윤택한 삶의 상징이다. 동물은 재산에 속한다. 심지어 사람보다 많은 보험 대가를 받는 동물도 있다. 반려동물은 특히 혼자 사는 사람에게 최고의 동반자이다. 혼자 살면 홀로 행동하고, 대화 상대가 없다. 톡, 문자 등 뉴미디어를 활용한 소통이 늘면서 더 고독감을 느낀다. 우울증 등 정신 질병 발생 비율도 혼자 살수록 높아진다. 이들에게 반려동물 치료는 매우 효과적이다. 반려동물은 우리에게 많은 순기능을 제공한다.
그러나 반려동물이 많아질수록 유기되는 수도 증가한다. 경기 침체도 영향을 미친다. 반려동물 유기는 휴가철이나 명절 연휴에 더욱 심해진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을 보면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해 9월 13일부터 9월 17일까지 5일 동안 전국에서 2,084건의 동물이 유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기된 동물이 다시 주인을 찾지 못할 때 기다리는 운명은 안락사뿐이다.
"부모나 자식, 친구나 애인 없이는 살아도 반려동물 없이는 못 산다"는 이야기를 농담으로 여기지 않는 세상이 됐다. 우리 제도도 동물을 학대하면 심하게 처벌받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동물 학대로 벌을 받는 경우는 아주 흔하다. 요즘 상점에는 사람이 먹는 식품보다 동물 먹이가 더 잘 되어 있기도 하다. 얼핏 보면 식품과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동물 옷 역시 유아복 못지않게 비싸다. 애완동물의 관절을 보호하고자 차에 태워 이동시키기도 한다.
동물용품도 무척 다양하다. 동물 관련 사업은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우리가 동물에 쉽게 정이 드는 이유는 언제나 반갑게 맞이하고, 특별한 요구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아낌없는 사랑'을 준다. 정든 동물과 떨어져 있으면 눈에 아른거린다. 사람과 동물 사이는 정(情)으로 이어져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pet+family)족'이란 신조어도 생겼다.
반려동물과 사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끈끈한 관계지만, 반려동물 때문에 피해를 보는 일도 생긴다. 특히 물림 사고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동물보호법관계법령'을 보면 반려견은 주택 등에서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개를 지칭한다. 반려견은 소형견부터 대형견까지 다양하다. 주로 대형견이 물림 사고를 일으킨다. 반려견에 물리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중요하다. 반려견 주인은 전문 교육 훈련기관에서 반려견 교육을 제대로 받아야 한다.
맹견을 동반하고 외출할 때는 목줄과 입마개를 꼭 착용해야 한다. 3개월 미만 어린 강아지는 제외하더라도 그 이상은 반드시 입마개를 써야 한다. 반려견이 목줄을 매지 않아 사고를 낸다면 수십만 원에 그치는 과태료는 이미 의미가 없다. 자신에겐 귀여운 반려견이지만, 누군가에겐 위험한 맹수가 될 수 있다. 피해를 주지 않도록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비반려인은 반려견을 주인 동의 없이 함부로 만지거나 겁을 주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
또한 반려동물 자격제와 의무 보험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책임 있는 관리와 물림 사고 발생 시 적절한 배상은 꼭 필요하다. 국가는 반려견 등록을 명확히 하고, 주의 의무를 게을리했을 경우 처벌 수위를 높여 책임을 강화하는 등 반려동물 제도를 세밀하게 정비해야 한다. 운전할 때는 가장 먼저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 이 같은 제도는 반려견과 사람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안전벨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