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관리 전문적인 민간경비에 맡겨야

2023-04-05     충청일보

[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 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산림관리를 통해 홍수 및 가뭄을 막는 일을'치산치수'라 한다. 예로부터 왕들은'치산치수'를 경국 기본이자 부국 기초라 여길 만큼 산과 물의 관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산림은 물을 간직한다. 산림이 우거진 산일수록 계곡의 물의 양이 일정한 이유이다. 이렇게 소중한 산림이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봄은 건조한 날씨와 거센 바람 탓에 산불 발생률을 높인다. 봄에는 비도 거의 내리지 않고, 건조하기 때문에 산림을 관리하는 당국은 비상이다. 

봄이 시작되면 산불이 많이 발생한다. 여기에 농사 준비를 하고자 봄에 하는 논·밭두렁 태우기까지 더하면 산불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산불도 마찬가지로 예방이 최우선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예방을 위해 그다지 많은 예산과 장비를 동원하지 않는다. 산불 조심 강조 기간에 산불감시원을 배치하는 일이 전부이다. 국립공원임야의 경우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특별사법경찰관 등을 이용해 산림 훼손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일반임야는 농경지, 도심과 근접한 사유지 임야를 포함하기에 관리도 사적 영역에 맡긴다. 

지방자치단체는 읍면동 행정조직에서 산불감시원을 운영한다. 다만, 지자체에서 고용하는 산불감시원은 대부분 연로한 분들로 신속성과 전문성이 부족하다. 산불 예방을 위해서는 산불관리를 전문으로 첨단장비를 갖춘 책임 있는 민간경비 도입이 필요하다. 즉 시설경비업무, 기계경비업무처럼 산불관리를 위해 산을 전문 관리하는 '산불관리 경비업무'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

이제는 근심 걱정만 하며 하늘에 맡기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첨단장비를 이용한 전문화된 산불관리가 필요하다. 산불관리는 산불관리업무에 필요한 산불방지 경비원, 산불방지 감시카메라, 산불감시 멀티콥터, 산불감시 드론, 산불관리 관제센터를 갖추고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효율적·실질적인 산불관리 방법을 고민할 때다.

산은 넓고 광범위하게 이어진다. 높낮이도 심해 전체적인 시야를 확보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이유로 산불은 대개 신고를 통해 접수된다. 그러나 국토면적의 70% 이상이 산지인 나라에서 더는 신고에만 의존할 수 없다. 적극적인 산불관리가 필요하다. 산불관리는 앞으로 산불 관측을 위해 어안렌즈를 이용해 광대역감시를 가능하게 하는 전방위 감시카메라, 눈으로 보기 힘든 곳까지 감시하는 열감지카메라, 기존 무인카메라의 공간 제약을 해결해 한곳을 집중 관찰 할 수 있는 멀티콥터, 감지 장비가 관찰한 내용을 수신해 계속 순찰하면서 산불을 진화하는 산불진화장치 탑재 산불관리전용드론 등 이를 운용하고 산불관리 업무를 제대로 교육받은 경비시스템이 필요하다. 

첨단 감시장비로 전체적인 산림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면서 신속 대응 가능한 산불관리 드론을 사용하는 전문화된 민간경비 경비원을 배치해야 한다. 이는 해마다 큰 피해로 이어지는 산불을 관리하고, 진화에 들어가는 예산을 절감하는 길이다. 현재 산불관리당국의 조치는 비전문가를 배치한 뒤 산불방지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과학적이고 전문적이기보다 샤머니즘에 가깝다. 지금이라도 민간경비를 활용한 '산불관리 경비업무'를 도입해 실질적인 산불 예방과 조기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