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썰(說) 1편 - 대공습에 살아남는 첫걸음
[교육의 눈] 노기섭 청주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학부 교수
언제부터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컴퓨터가 우리 삶을 많이 바꾸고 있다는 것에 대부분 독자는 동의할 것이다. 고속도로 통행료 징수원은 무선 통신 기반의 IT 기술로 대체되었다. 고객 지원을 위한 콜센터 직원들은 인공지능 챗봇으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
수많은 언어의 번역을 ‘파파고’, ‘구글 번역’ 등이 척척 해주고 있다. 음식을 제공(서빙)하는 직원은 영상 및 상황인식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이 대신하고 있으며, 식당에서 주문은 터치 패드에 입력하여 음식을 주문하는 세상이다. 자동차에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되는 것이 이제는 새삼스럽지도 않다. 놀라운 것은 이런 풍경들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인류의 삶에 파고들었냐는 점이다.
인공지능은 크게 영상 지능, 음성 지능, 자연어 지능으로 나눌 수 있다. 영상 지능의 경우 지난 2014년도에 인간의 판별 능력을 넘어섰다. 음성 지능은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 빠르게 발전하여 일상 대화에 큰 무리가 없을 정도이다. ‘오케이 구글’, ‘시리야’ 등 멘트를 통해 비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스마트 스피커가 있다면 인공지능과 일상 대화가 가능하다. 자연어 지능도 빠르게 발전하였다. 번역, 채팅, 요약, 문서 생성 등 다양한 일들은 인공지능의 능력이 보통 사람의 언어 능력을 능가하기도 한다. 수많은 연구자는 챗GPT가 나오면서 인공지능 능력과 수준에 경악하고 있다.
챗GPT는 인류가 생성한 수많은 자연어 데이터를 사전 학습(pre-train)하여 인간의 질문에 ‘채팅’ 형태로 답을 제공한다. 프로그래밍을 해주기도 하고, 간단한 리포트를 작성해 주기도 하고, 다양한 질문에 비교적 양질의 솔루션을 제공해 준다.
현재는 GPT-4 개발이 완료되어 본격적인 서비스를 눈앞에 두고 있다. GPT-4는 의사, 변호사 등 전문시험에 상위권으로 거뜬히 합격하며, 주어진 이미지를 해석하여 언어로 설명하거나 수학, 물리학 같은 전문적인 문제도 척척 풀어내는 능력이 있다. 강력해진 인공지능 능력은 말 그대로 인류의 다양한 임무(task)를 대체하는 ‘대공습’의 시대가 도래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공지능 대공습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모든 인간의 일을 대체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인류가 생각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사람의 일을 대체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은 인공지능의 대공습에 대처해야 할까? 무엇보다 인공지능의 능력과 한계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은 과거 데이터가 있다면, 그리고 그 데이터의 양이 많다면, 학습을 통해 인간보다 더 높은 확률로 예측·판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운전, 번역, 분석, 안내 서비스, 단순 기사 작성 등 다양한 직종의 종사자들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다. 아쉽지만 이런 일들은 인공지능에 양보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나의 직종, 업무, 학습에 있어서 대체될 부분이 어떨 것이라는 직관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으로 대체 가능 영역을 수용하고 그 이후를 준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첫걸음은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과 지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인공지능의 기본기와 미래를 이해시키려는 교육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보통 사람의 보통 지식으로써 인공지능의 이해, 그 첫걸음이 너무 늦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