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예술의전당, 이름이 아깝다

"29일 피아니스트 김정원의 "전국투어공연 '라스트 쇼팽' "대전 마다하고 청주 오는데 "CD 판매 사인회 절대 안 돼" "예술계 "참 촌스러운 운영"

2023-10-23     신홍균 기자
청주예술의전당 전경.

지역 문화예술 공연장의 중심 중 한 곳이라 할 수 있는 청주예술의전당(청주예당)이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운영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청주예당에서 이달 열릴 예정인 공연 중 오는 29일 피아니스트 김정원의 전국 투어 리사이틀 'Last Chopin'이 대공연장에서 막을 올린다.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김정원이 한동안 연주하지 않았던 쇼팽의 음악 중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4년 동안 남긴 녹턴, 바르카롤, 왈츠, 마주르카를 모은 동명의 새 앨범 '라스트 쇼팽'을 지난 17일 유니버설뮤직코리아를 통해 발매하며 진행 중인 무대다.

이달 22일 광주 서빛마루 문화예술회관에서 시작해 2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28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29일 청주 청주예당, 30일 부산 해운대문화회관에서 공연한다.

앨범은 예스24의 '이달의 클래식 CD'에서 1위를 할 정도로 클래식 계와 팬들에게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수록곡을 쓸 당시 연인, 건강, 조국을 모두 잃은 상태였던 쇼팽이 겪은 아픔을 쇼팽이 표현한 그대로 들려주고 싶어서 녹음을 그의 고향인 폴란드에서 했을 정도로 열정을 쏟은 음반이다.

당초 기획사에서는 5개 광역시에서만 공연을 하려고 했으나 김정원이 청주에서 열었던 무대에 보여준 시민들의 반응이 좋았던 기억이 있어 그가 직접 대전이 아니라 청주로 장소를 바꿨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전국 투어 리사이틀에는 CD 구매 시 김정원이 친필 사인을 해주는 연주자 사인회가 포함돼 있지만 유독 청주예당은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예전에는 가능했지만 "공연장에서 CD를 팔면 질서 유지가 안 되다"는 등의 민원이 있어서라는 게 청주예당의 설명이다.

청주예당 관계자는 "어린이 대상 마술 같은 공연 관련 굿즈 등도 그전엔 판매가 됐는데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산 등이 있어 문제가 되기도 했다"며 "우리 입장에선 어디가 됐든 다 같은 상인으로 봐야 한다. 지역 외 기획사가 하는 공연이라 이 쪽 사정을 몰라서 CD 판매 불허에 반발하는 듯한데 어딘 해주고 어딘 안 해준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어 판매 행위 자체를 금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연 관계자는 "프로그램 책자 같은 데 사인을 받는 건 괜찮다고 하지만 어느 연주자가 팸플릿에 사인을 하는가"라며 "클래식 공연의 음반과 어린이 대상 공연 굿즈를 동일선상에서 본다는 건 정말 어이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예술계 관계자들도 "공연이 끝나고 해당 음반을 팬들에게 판매하는 건 흔한 일"이라면서 "청주예당이 이름에 걸맞지 않게 촌스러운 운영을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신홍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