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수집품, 지역 관람객 만난다

청주·부여 등 10곳에 이관 지역 문화·특성 맞춰 전시

2024-04-03     박장미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기증한 국보 ‘전(傳) 논산 청동방울 일괄’이 충남 부여에 온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 회장이 수집한 서화, 조각, 도자 등 문화유산 총 936건 2254점을 전국 국립박물관 10곳으로 옮겨 상설 전시한다고 3일 밝혔다.

기증품 중 국보,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는 총 13건 107점으로 각 지역 박물관의 특성을 살려 배치된다.

상반기 중 부여박물관에서는 전(傳) 논산 청동방울 일괄을 만날 수 있다. 이는 충남 논산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국보다. 청동기 시대에 의례나 의식을 행할 때 흔들어 소리를 내던 청동 방울인데 팔각형 별 모양에 방울이 달린 팔주령, 포탄 모양의 간두령 등으로 이뤄졌다. 당시 정교한 주조 기술을 추정할 수 있어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물관 측은 한국식 청동기 문화를 꽃피운 금강 유역의 청동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재로 가치가 높아 연구 활성화와 지역민의 자긍심 고취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박물관에는 국보 ‘대구 비산동 청동기 일괄’과 보물 ‘전 고령 일괄 유물’이 전시돼 경북 지역 고대 문화의 성격을 규명하는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경주박물관에는 보물 ‘금동보살입상’ 등 신라의 불교 문화를 알려주는 문화재가 온다. 전주박물관과 춘천박물관에는 각각 선비문화와 금강산 관동팔경을 조명할 수 있는 서화가 전시될 예정이다.

이 회장이 평생에 걸쳐 수집한 석조물도 곳곳으로 지역민을 만난다. 석조물 중 일부는 현재 청주박물관(102건 203점), 제주박물관(28건 55점), 공주박물관(20건 26점), 대구박물관(2건 5점), 전주박물관(18건 35점) 등 지역 국립박물관의 옥외공간과 로비에 전시되고 있다. 이에 더해 청주박물관에 122건 210점, 대구박물관에 141건 255점을 추가 전시하고 광주박물관도 새롭게 26건 47점을 선보인다.

박물관은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을 지역 국립박물관에서 상설 전시하는 것은 기증자의 높은 뜻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지역 간 문화 향유 격차 해소에 일조해 모두를 위한 박물관으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장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