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도시’ 세종 출산율 또 추락… 0.9명 붕괴 우려

1분기 출생아 744명 ‘역대 최저’ 혼인 건수 줄고 집값 폭등 영향 저출산 기조 심화, 타개책 절실

2024-04-21     이능희 기자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인 세종시 출산율이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세종지역 올해 1분기(1~3월) 출생아 수가 700명대로 떨어졌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0.9명대마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상 연말로 갈수록 출생아 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세종지역 출생아 수는 74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감소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5년 전인 2019년 같은 기간 출생아 수(1056명)의 70% 수준이다.

출산율이 급감한 주요 원인은 혼인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출생아 수의 선행지표인 2023년 혼인 건수는 1705건으로 2015년(2039건) 대비 16.3%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인 조혼인율은 2015년 6.9건에서 지난해 4.4건으로 줄었다.

또 집값이 과거에 비해 크게 오르면서 타 지역 신혼부부 유입이 어려진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집값이 폭등한 2019년 이후 인구는 정체되고 있다.

매년 3만명 이상 늘던 인구가 2020년 34만2328명, 2021년 35만7871명, 2022년 37만4377명, 2023년 38만4496명으로 증가 폭이 둔화되고 있다.

특히 ‘비혼주의’ 확산 등 영향으로 ‘1인 세대 수’는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3월 1인 세대 수는 5만6173개로 전체 가구 수의 34.7%에 달했다

3세대 중 1세대는 홀로 거주하는 셈이다.

세종시는 합계 출산율이 2022년까지 1.12명으로 전국 17개 광역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1명대를 유지했다.

그런데 작년엔 세종마저 1명 미만(0.97명)으로 추락했다.

이에 시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에 거주하는 예비부부를 대상으로 지역 내 주요 관광지를 결혼식 장소로 무료 제공하고, 예식 공간을 조성‧연출하는 비용을 지원한다.

그동안 코로나로 중단됐던 미혼남녀 인연 만들기 행사도 추진한다.

셋째 이상 다자녀가정에 대해 초‧중‧고교 입학축하금이 지원되고, 상수도 요금 2000원도 감면된다. 축하금은 셋째아 30만원, 넷째아 40만원, 다섯째아 이상은 50만원까지 지원한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결혼 건수가 줄어 출생아 수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수요자 맞춤형 난임‧임신‧출산정책을 확대‧발굴해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세종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세종=이능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