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충북지역의 '든든한 맏형' 오영식 리드종합건설 회장

2024-05-19     김재옥 기자

청소년 후원·지역발전 위해 사재출연 20억원 이르러
골프장도 지역업체만 이용… 유별난 지역사랑 '눈길'
100억대 부도 4년 6개월만에 모두 갚은 신화의 사업가
"청소년은 국가의 미래… 많은 분들이 관심가져 주길"

▲ 오영식 회장.

오영식 리드종합건설㈜ 회장은 중견 건설사를 이끄는 수장이지만, 충북에서는 남다른 기부와 후원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하고 있는 인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학생들의 학업과 성장을 지원하는 후원자 명단에는 어렵지 않게 그의 이름을 찾을 수 있다. B.B.S(Big Brother and Sister) 연맹 활동을 40년 넘게 이어 온 충북 청소년들의 '든든한 맏형'이기 때문이다.

 

 

BBS 지도위원으로 봉사 시작… 매년 연맹에만 3000만원 기부
오 회장은 40여 년 전 BBS 연맹 지도위원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봉사를 시작했다.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찾아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2년간 도와주는 활동을 하는 BBS 지도위원으로 활동하다 3대 청주 상당지회장을 맡게 되면서 지금까지 청소년 문제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지회장 취임과 동시에 3000만원의 후원금이 들어왔고, 그는 이 후원금에 사재 1000만원을 보태 더 많은 학생을 돕기로 했다. 덕분에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학생들이 17명에서 99명으로 늘어났다. 

거처가 없는 학생들을 위해 유봉기 삼보종합건설 회장으로부터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경희아파트 1채를, 자신이 2채를 후원해 그들이 집 걱정 없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왔다. 

충북도 연맹 회장을 맡은 후로는 각 시·군의 구성원들을 모두 만나 조직 활성화를 이뤘다. 조직이 안정될 때까지 4년만 하려고 했던 도 연맹 회장은 현재까지 30년째 맡아오고 있다. BBS 충북연맹에 매년 3000만원을 내놓는 등 그가 현재까지 지역에 기부한 개인재산만 20억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오영식(왼쪽) 한국BBS 충북연맹 회장이 18회 충북도민대상 시상식에서 이시종 충북지사에게 선행봉사부문 대상 상패를 받고 있다.

남다른 모교사랑·특별한 지역사랑
청소년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두고 장학사업을 벌여 온 그의 모교 후배들에 대한 사랑은 남달랐다. 

옥산초 동문회장 당시 장학금을 조성해 후배들을 지원했고 대성고(전 청주상고) 총동문회장을 맡은 뒤 축구부에 버스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동문의 성금 1억원과 사재 1억원을 들여 리무진 버스를 구매해 기증했다.  대성고는 그 뒤 고교축구연맹에서 우승컵을 차지하기도 했다. 

학교법인 청석학원 창학 100주년 기념사업회장을 맡아 사재 5000만원을 출연하고 '사랑의 점심 나누기'를 비롯해 '청석학원 100년사' 발간·기념우표 '64만장 발행, 기념식 등 다양한 행사를 벌여 동문과 지역민의 자긍심을 높이기도 했다.

그의 특별한 지역사랑도 유명하다.

일주일에 두세 차례 라운딩하러 갈 정도로 골프가 취미인 그는 주로 지역 사람이 운영하거나 지역에 있는 골프장만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발전위원회 위원장 등 굵직굵직한 봉사부터 주민들의 갖가지 민원부탁까지, 그의 휴대전화는 매일 쉴 틈 없이 울린다. 오 회장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12월 12일 18회 도민대상 시상식에서 선행봉사부문 대상을 받았다. 

청주대는 2021년 8월 20일 지역사회 발전과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건전하고 행복한 생활을 위해 힘쓴 공로로 오영식 회장에게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하기도 했다. 

"함께 건설업을 하던 13명의 친구 중 유일하게 저 혼자 IMF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저를 잘 아는 분들은 조부모님과 부모님이 이웃에게 베풀었던 사랑 덕분에 제가 그 복을 받는 것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앞으로도 지역과 지역민들 덕분에 성장했다는 생각 잊지 않고 더 많이 나누겠습니다."

 

▲ 오영식 회장(오른쪽)이 지역사회의 발전과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건전하고 행복한 생활을 위해 힘쓴 공로로 차천수 청주대학교 총장에게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을 받았다.

100억대 부도 4년여 만에 갚은 노력과 신의의 사업가
오 회장이 지역사회에서 존경받는 것은 비단 봉사와 기부 때문만은 아니다. 
탄탄대로를 걷던 사업이 IMF 외환위기 당시 100억원대 부도를 맞았지만, 노력과 신의로 그 빚을 4년 6개월 만에 모두 갚고 일어선 대한민국 경제계에 전무후무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전 청주 상당구 낭성면에 4000평 규모의 LG 하이샤시 생산 공장을 운영한 오 회장의 회사는 충북에 아파트를 짓는 13개 업체에 모두 납품을 할 정도로 호황이었다. 전국 판매량 3위를 기록할 정도로 큰 규모였다. 
큰 규모의 사업에 IMF 외환위기는 도저히 피할 수 없는 태풍이었다. 사업 최대 위기를 맞았고, 부도를 며칠 앞두고 LG 사장과 전무를 만나 사실대로 털어놨다. 

오 회장은 그들에게 "LG 제품을 많이 판 것밖에 없고, 더 사업을 할 수 없으니 공장을 모두 가져가라"라고 할 정도로 당시 상황은 참담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오 회장의 사업능력을 인정한 LG는 채권관리팀을 가동해 회사를 살릴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LG는 38억원에 달하는 밀린 자재비 상환을 위해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오 회장은 재기의 발판은 얻었지만, 지역에 하이샤시를 납품할 아파트를 짓는 업체가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 포스코와 우림, 중앙하이츠빌 등의 관계자를 만나 그들을 설득했고 함께 사업을 하게 됐다. 현재 청원구 오창읍에 있는 우림과 중앙하이츠빌 등의 아파트 하이샤시 시공도 모두 도맡아 할 수 있었다.

또 당시 발코니 시장에서는 하이샤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이를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덕분에 개인에게 줘야 할 30억원 가량의 돈은 물론 밀린 지방세와 국세 등도 4년 6개월 만에 모두 갚았다.

"사업가 대부분은 부도를 맞으면 이전 채무를 변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방세 하나까지 모두 납부했습니다. 사실 당연한 일이지만 그게 제가 기부를 많이 한 것보다 제 삶에 가장 떳떳한 이유입니다. 청소년은 국가와 지역의 미래입니다. 그래서 지금껏 관심을 많이 가져왔는데 더 많은 분이 관심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오 회장은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출생으로 옥산초, 대성중, 청주상고를 졸업하고 청주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1972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청주대 법학과 3년 중퇴를 하고 청주시청에 근무했다. 2021년에는 청주대에서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무총리(1977)·문화체육부장관(1997)·경찰청장(1997) 표창, 자랑스런 대성인상(2006),행정자치부장관(2006)·행정안전부장관(2008) 표창, 충북경찰청 치안대상(2008), 한국B.B.S봉사대상(2012), 18회 충청북도 도민대상(2018) 등을 수상했다.  

/김재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