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기업 실적 시즌…반도체·배터리 희비 엇갈려
영업익 삼성전자 10조원대 VS LG엔솔 영업익 1953억원
올해 2분기 기업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되면서 반도체와 배터리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메모리 반도체 판가 상승률은 증가했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 영향으로 배터리 업계의 영업익은 대폭 하락했다.
◇ 반도체 주력 삼성전자 영업익 10조4000억원… 반도체 업황 회복
반도체 주력인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에 2022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 5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10조4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452.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74조원으로 23.31%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최근 8조2000억원대였던 시장 전망치를 큰 폭으로 웃돌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메모리 반도체 판가 상승률이 시장 기대치를 웃돈 가운데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부가 메모리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에 AI 반도체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강자인 SK하이닉스의 실적에 대한 기대도 크다.
삼성전자와 같은 날 잠정실적을 발표한 LG전자는 이번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2분기 최대 실적을 썼다.
2분기 영업이익은 1조1961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1.2% 늘며 2분기 기준으로 처음 1조원을 돌파했다. 매출은 21조79억원으로 8.5% 증가했다.
성수기 에어컨 판매 증가 등에 주력인 생활가전 사업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냉난방공조(HVAC), 전장(VS), 가전 구독 등 신성장 동력인 기업간거래(B2B) 사업이 성장을 이어갔다.
◇ LG엔솔 영업익 전년대비 57.6%↓…전기차 수요 둔화 영향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2분기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을 냈다.
LG엔솔은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195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7.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매출은 6조161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9.8% 감소했으나, 영업이익과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는 각각 24.2%, 0.5% 증가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와 메탈가격 하락 등으로 전반적인 전방시장 수요 약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북미 완성차 고객사향 물량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전력망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이 확대되면서 매출은 전 분기보다 소폭 늘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영업손실이 발생했으며, AMPC 제외 적자는 전 분기보다 악화했다.
메탈가 하락에 따른 원재료 가격 투입 시차(래깅)와 가동률 약세 지속에 따른 고정비 부담 등이 반영된 영향이다.
다만 북미 판매 확대에 힘입어 AMPC 포함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개선됐다.
주요 고객사의 신차 출시에 따른 수요 증가와 제너럴모터스(GM) 합작 2공장의 양산과 출하 개시로 물량이 확대되면서 AMPC는 전 분기보다 137% 증가한 4478억원을 기록했다.
시황 침체가 길어지는 석유화학, 철강 등 업종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실적 기저 효과를 등에 업고 비용 절감과 고부가 사업 강화 등 체질 개선에 힘입어 조금씩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LG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487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27.1% 적지만 직전 올해 1분기보다는 69.6% 많다. /김재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