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벌초 안전사고 주의할 점
[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여름철 벌초는 추석 전 조상의 묘를 정리하는 중요한 활동이다. 벌초는 대게 백중(음력 7월 15일) 이후부터 추석 전까지 많이 진행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8월 하순부터 9월 중순까지는 벌초를 가장 많이 하게 된다. 요즘은 벌초를 전문 대행업체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직접 벌초를 하기로 했다면 아직은 가시지 않은 더위를 비롯한 다양한 위험 요소로부터 주의할 사항들이 많다.
벌초할 때 요즘은 대부분 예초기를 사용하며, 전기예초기부터 그 종류도 다양하다. 낫이나 예초기를 사용할 때 원형 날 또는 실 형태로 된 날을 사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이런 기기를 사용할 때는 안면 보호대, 발목 보호대, 안전화 등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긴 소매의 옷을 입어야 한다. 이는 햇볕에 피부가 타는 것을 막아주고, 작업하는 과정에서 돌이나 이물질이 튀어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벌초 전날, 혹은 당일 날씨를 확인하여 폭염이나 폭우의 위험이 있지는 않은지도 확인해야 한다. 너무 더울 경우 일사병에 걸릴 수도 있으므로, 날씨가 좋지 않다면 작업을 미루는 것이 좋다. 또한, 장시간 야외에 있으므로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땀을 많이 흘리므로 충분히 물과 이온 음료를 준비하여 탈수 증세를 막아야 한다. 일정한 간격으로 휴식이 반드시 필수다.
인체에 치명상을 입히는 말벌은 땅벌이나 꿀벌보다 수십 배 정도 독이 강하다. 이러한 벌로부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벌초할 때는 미리 확인하고 벌을 자극할 수 있는 향수나 밝은 옷 등을 피해야 한다. 앞서 말한 긴소매의 옷도 이런 피해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벌에 쏘였을 때는 피부에 박힌 벌침을 제거해야 한다. 벌침을 뺄 때는 신용카드 같은 것을 이용하거나 엄지와 검지의 손톱을 이용해 가능한 피부에 가까이해서 벌침과 독주머니를 뽑아야 한다. 뽑은 후에는 깨끗이 씻은 후, 꿀벌의 독은 산성이므로 묽은 암모니아수 같은 염기성 액체를 발라 중화시켜 주는 것이 좋다. 이와 달리 말벌의 독은 알칼리성이므로 식초 등 산성 물질을 발라주는 것이 좋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소독약, 밴드, 벌에 쏘였을 경우 사용할 약 등을 포함한 응급처치 키트를 미리 마련해 두는 것도 좋다.
벌초할 때 등산화나 다른 신발보다도 고무로 된 긴 장화를 신고 작업하게 되면 뱀의 날카로운 이빨도 살에 닿지 않는다. 뱀에 물렸을 때는 일단 독이 퍼지지 않도록 혈액의 흐름을 차단해야 한다. 독이 섞인 피를 빨아낼 수 있도록 부항기를 미리 준비하여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독이 퍼지지 않도록 묶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병원에 신속히 후송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러한 것들은 사후조치이다. 먼저 말벌, 땅벌, 독사 등이 있는지 벌초 작업 전에 점검한 후 위험에 대비하여 예방하는 것이 우선이다.
벌초 작업을 하는 장소는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혼자 있을 땐 어떤 사고를 당하더라도 응급 대처가 늦어질 수 있으므로 혼자보다는 두 명 이상이 함께 작업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서는 급하지 말고 주위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