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최고 정책은 양질의 일자리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정책이 시급하다.
특히 청년들이 서울로 대도시로 계속 빠져나가고 있는 지방은 더욱 분발해야 한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15~29세 청년 실업자가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27만명에 육박했다.
별다른 활동 없이 그냥 쉬는 청년은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인 50만명을 넘었다.
청년 비경제활동 인구 중 '취업준비자'는 43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거나, 비경제활동 인구 중 '쉬었음' 또는 '취업준비자'인 청년의 수를 모두 더하면 120만7000명이었다.
120만명의 청년들이 '백수(白手)'로 지내고 있다는 뜻이다.
저출산 여파로 청년층 인구는 빠르게 감소하는데 일 없는 청년백수는 오히려 늘고 있으니 걱정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경제 성장이 둔화와 내수 부진, 제조업·건설업 불황, 기업들의 경력직·중고 신입 선호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겹치면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청년층 중 조사 주간 취업 시간이 36시간 미만인 사람은 93만6000명이었다.
청년층 취업자 4명 중 1명은 단기 근로자라는 의미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등을 이유로 단기 근로를 선호하는 현상이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청년층이 구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진 영향이 크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일 없이 '그냥 쉬었다'는 30대도 32만명에 달했다.
30대 쉬었음 증가세는 2023년 7월부터 본격화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이후 매달 기록을 경신 중이다.
30대 '쉬었음'에는 한 번 이상 퇴직한 뒤 마음에 드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을 포기한 경우가 상당수 포함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국 통계가 이 정도라면 지방의 현실이 더욱 참담함은 불 보듯 뻔하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대도시로 끊임없이 빠져나가고 있고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젊은층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지방 소멸은 더욱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지방소멸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청년 정책에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
가장 왕성하게 에너지를 뿜어내야 할 2030 세대를 '백수'로 만들어선 안 된다.
'백수(白手)'는 '백수건달(白手乾達)'의 줄임말로 '한 푼도 없는 처지에 특별히 하는 일이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일을 안 해서 손(手)이 하얗다(白)'라는 의미와 '일이 없어 손(手)에 가진 게 없다(白)'라는 뜻도 가진다.
우리 청년들에겐 '일이 없어 손에 가진 게 없다'는 의미가 가장 가까워 보인다.
20대는 기업의 경력직 우선에 밀려 기회를 못 잡고, 30대는 같은 경력직끼리 경쟁에서 뒤져 그냥 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일을 하기 싫어 안하는 것이 아니라 일할 기회가 없어 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청년들의 쉬는 기간이 길어지면 그 자체로 사회적 낭비이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 청년 유출은 미래 동력 상실은 물론이고 결과적으로 지방재정 붕괴에 이은 지방소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고착하기 전에 서둘러 끊어내야 한다.
청년들의 유출을 막기 위한 최고의 대책은 양질의 일자리임을 다시 한 번 떠올리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