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비염

2025-04-03     충청일보

[건강칼럼] 조병하 속이상쾌한내과·건강검진센터 원장

흔한 알레르기 질환으로는 아토피 피부염, 음식 알레르기, 알레르기 비염, 기관지 천식 등이 있다. 이들 질환은 영아부터 성인까지 나이가 들어가면서 동시에 나타나거나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 이러한 경과가 군대의 행진과 비슷하다고 하여 ‘알레르기 행진(allergic march)’이라고 부른다.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물질을 알레르겐이라고 한다. 흔한 원인으로는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꽃가루, 동물의 털, 음식 등이 있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원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되면서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이외 유전적인 요인도 관여하고 미세먼지 등의 대기오염, 스트레스 등의 환경 요인도 영향을 준다.

알레르기 질환 중 대표적인 질환이 알레르기 비염이다. 이름 그대로 코와 관련된 증상이 주로 발생한다. 맑은 콧물, 코막힘, 재채기, 가려움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재채기와 콧물이 아침에 심하다가 오후가 되면 코막힘이 지속되는 양상이 일반적이다. 가려움은 코, 눈이 가장 흔하지만 목, 귀 등 다양한 부위에도 발생할 수 있다. 찬 공기, 담배연기 등 비특이적인 자극에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일반 감기와 구별이 필요한데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질환이므로 인후통, 기침, 객담, 발열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콧물도 끈적한 양상인 경우가 많다.

진단을 위해서 증상, 가족력, 과거력 등에 대한 면밀한 문진이 중요하다. 검사로는 피부반응검사와 혈액으로 측정하는 알레르기 선별검사(MAST 검사)가 있다. 피부반응검사는 미세한 침으로 피부에 작은 상처를 내고 항원액을 떨어뜨려 침투시키는 방식인 피부단자검사(skin prick test)가 일반적이다. 이외 소피검사(scratch test), 피내검사(intradermal test)도 있다. MAST 검사는 혈액내 특이 IgE를 측정하는 검사로 혈액채취만으로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어 많이 시행되고 있는 검사이다.

알레르기 비염의 기본적인 치료는 회피요법이다. 말 그대로 항원을 회피하는 방법인데 모든 항원을 회피할 수는 없으므로 제한점이 있다. 가장 흔한 항원인 집먼지 진드기 같은 경우 이불, 베게, 카펫 등을 매주 60도 이상의 물로 세탁하고 강한 햇빛에 3시간 정도 말리면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

약물 치료는 증상이 있을 때 가장 흔하게 시행하는 치료법이다. 병원에서 주로 처방하는 약은 항히스타민제, 비강내 스테로이드가 있고, 심한 경우 제한적으로 경구 스테로이드를 사용한다. 항히스타민제는 히스타민 수용체에 경쟁적으로 작용해 결합을 막아 증상을 감소시킨다. 비교적 부작용이 적어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이다. 면역요법도 최근 많이 시행하는 치료법이다. 알레르기 항원을 소량부터 시작해 점점 양을 증량하여 환자에게 주입한다. 이를 통해 면역반응을 변화시키는 원리로 일부 알레르기에 효과적이다. 이외 보조적으로 비강세척을 하거나 경우에 따라 수술적인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만성적이고 심한 경우에는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유발하여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하루 종일 콧물을 훌쩍이거나 코막힘이 심해 잠에서 깨는 경우를 생각하면 그 괴로움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공부나 일을 할 때 집중력이 떨어져 일의 능률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치료 방법을 이용한다면 효과적으로 증상을 개선하고 나아가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