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돼야

2025-04-15     충청일보

대표적인 내수 서비스 업종인 숙박·음식점업이 통계 집계 이래 전례 없는 장기 불황을 겪고 있다. 내수 부진이 전혀 해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 관세, 국내 정치적 혼란 등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자영업 위기가 더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내수 부진은 고용시장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내수 의존도가 높은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가 5분기 연속 줄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장 감소 흐름을 보였다.

대책 마련을 더는 미룰 수 없을 만큼 한계에 다다랐다. 정부는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고조되는 미국발 관세 리스크로 대외 변수 대응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어 이것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고용동향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552만7000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1만5000명 줄었다.

작년 1분기(-5000명)를 시작으로 5분기 연속 감소세다. 감소 폭은 작년 2분기 2000명에서, 3분기 4만5000명, 4분기 9만명까지 확대했다가 올해 1분기 축소됐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흐름이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는 숙박·음식점의 매출을 기반으로 작성된 서비스업 생산지수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는 2023년 5월부터 지난 2월 사이에 작년 1월만 제외하고는 내내 감소했다.

작년 1월엔 생산이 작년 동월대비 마이너스만 면했을 뿐 보합으로 제자리걸음이었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이 22개월째 단 한 번도 늘지 못하는 불황이 계속된 것이다. 서비스업 생산지수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역대 최장 부진' 기록이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가 2년 가까이 하락하면서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회복됐던 업황도 다시 팬데믹 수준으로 악화했다. 지난 2월 생산지수는 2022년 3월(101.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숙박·음식점업 업황은 최근 더 악화하고 있다. 숙박·음식점업 생산(계절조정)은 전달보다 3.0% 줄어 2022년 2월(-8.1%)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작년 연말 항공기 사고, 탄핵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 위축도 영향을 미쳤다.

계속되는 숙박·음식점업 불황은 이미 심각한 수준의 자영업 불황을 더 심화할 수 있는 악재라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숙박·음식점업 불황이 본격화한 2023년 폐업 신고 사업자는 98만6487명으로 이미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이중 음식점이 15만8000명으로 세 번째로 많았다.

작년에는 숙박·음식업 생산이 연중 단 한 번도 반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폐업이 더 늘어났을 수 있다.

올해는 조기 대선, 미국의 막무가내식 관세 폭탄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소비 심리는 더 약해지고 있어서 내수 부진이 고용 위기로 악순환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소비 부진이 계속된 상황에서 미국 관세 폭탄으로 기업 투자와 고용이 위축된 상황이다. 숙박음식점업을 중심으로 더 강한 자영업 불경기가 찾아올 수 있다.

본격화된 관세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며 0%대 저성장 전망까지 나오는 터라 자영업 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성장률 전망치가 최저 0%대까지 낮아진 상황에서 10조원 규모 추경으로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부의 좀 더 적극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