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AI로 '존재하지 않던 효소' 설계… 바이오산업의 경계를 다시 쓰다

기존 방식 뛰어넘는 AI 기반 예측 기술 체계화 딥러닝 활용해 기능 분류 정밀도 비약적 향상 합성 생물학·대사공학 등 미래 산업 응용 기대

2025-04-17     이한영 기자
▲ 연구모식도

인공지능이 생명과학의 난제를 풀어내며, 자연에 없던 새로운 효소를 설계하는 시대가 열렸다. 

KAIST 연구진이 AI 기술을 활용해 효소 기능 예측을 정교화하고, 바이오산업의 혁신적 확장을 가능케 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KAIST 이상엽 특훈교수(생명화학공학과) 연구팀은 AI를 기반으로 효소 기능을 분석·분류하는 기술의 발전 흐름과 미래 가능성을 정리한 논문을 발표하며, AI가 기존 생물정보학적 접근을 뛰어넘어 효소 설계 분야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딥러닝, 머신러닝, 트랜스포머 기반 언어모델 등 최신 AI 기법이 단백질 서열에서 효소 기능을 얼마나 정확하게 추론할 수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했으며, 셀(Cell) 誌가 발행하는 생명공학 전문 학술지 Trends in Biotechnology 3월 28일 자에 게재됐다.

▲ 왼쪽부터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교수(위),생명화학공학과 지홍근 박사과정(위),생명화학공학과 김하림 박사과정, 생물공정연구센터 김기배 박사

논문에서는 서열 유사성 중심의 전통적 예측 방식에서 벗어나, 합성곱 신경망(CNN), 순환 신경망(RNN), 그래프 신경망(GNN), 대규모 언어 모델 등 최신 AI 기술이 아미노산 서열에 내재된 기능 정보를 어떻게 정교하게 추출해 내는지를 심도 있게 조명했다.

특히 구조적 패턴과 진화적 특성을 함께 반영하는 딥러닝 기반 예측 기술은, 단순한 데이터 비교를 넘어 새로운 기능을 발굴할 수 있는 해석 능력을 보여주며, 효소 설계에 있어 기존 방법과의 확연한 차별점을 입증했다.

이 연구의 공동 제1저자인 김하림 박사과정생(생명화학공학과)은 "AI 기반 효소 예측과 설계 기술은 합성 생물학뿐 아니라 신약 개발, 대사공학, 정밀 헬스케어 등 다방면에서 핵심 도구가 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기능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단백질을 해석하고, 인류에게 필요한 신규 생물 반응을 설계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AI가 생물학의 복잡한 시스템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고, 효소의 기능적 잠재력을 현실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바이오산업 전반의 속도와 범위를 혁신적으로 넓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바이오 제조 산업 선도를 위한 첨단 합성 생물학 원천기술 개발'과 '딥러닝 기반 합성 생물학을 이용한 혁신구조 항생제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논문명은 Enzyme Functional Classification Using Artificial Intelligence이며, 저자에는 김하림, 지홍근(이상 공동 제1저자), 김기배, 이상엽(교신저자)이 참여했다. 

연구는 생물학적 상상력의 경계를 넓히는 신호탄으로, 앞으로 바이오산업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이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