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의 주범 자작나무

2025-04-30     충청일보

[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봄바람과 함께 피어나는 꽃을 비롯한 새로운 변화는 아름다움으로 즐거움을 안겨 준다. 그러나 누군가는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로 고통을 받는다.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4, 5월에 가장 많다. 이는 식물의 꽃가루가 호흡기로 들어와 면역체계가 과민 반응할 때 발생한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공기 중 꽃가루가 호흡기, 눈, 피부에 닿아 면역체계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알레르기 비염과 결막염으로 나타나며, 재채기, 콧물, 코 막힘, 목 가려움, 기침, 눈 가려움, 충혈, 눈물, 피부 가려움증 등 증상이 있다. 피로와 집중력 저하로 수면 방해와 일상 불편이 커질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천식과 만성 비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꽃가루-식품 알레르기 증후군(PFAS, Pollen-Food Allergy Syndrome)이 있는 사람의 경우 특정 과일이나 채소를 생으로 섭취할 경우 입안, 목 안 등이 가렵거나 붓는 증상으로 경험자의 약 10%는 전신 두드러기, 호흡 곤란, 저혈압, 실신 등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 쇼크)’로 생명의 위협까지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꽃가루의 주범은 꽃이 아닌 나무로 알려져 있다. 자작나무, 오리나무, 참나무 등 수목류에서 생산되는 가루가 봄철 알레르기의 주된 원인이다. 나무 중에서도 가장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꽃가루는 ‘자작나무 꽃가루’이며 소나무에서 나타나는 ‘송홧가루’는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지는 않고, 봄에 피는 개나리나 벚꽃 등의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거의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사람마다 꽃가루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알레르기에 대비하여야 한다.

꽃가루에서 영향을 받은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 700만명 가량으로 가장 많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코로나 시기에는 마스크 착용 등의 예방으로 2021년 500만명 가량으로 대폭 줄었다가 마스크 착용이 느슨해지자 다시 급증세를 보인다. 이는 마스크의 착용으로 꽃가루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호흡기나 피부가 예민한 사람이면 마스크 착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꽃가루 노출을 줄이는 것이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꽃가루 농도가 높은 아침엔 외출을 피하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착용하며 외출 후에는 옷과 손, 얼굴 등 노출 부위는 반드시 씻어야 한다. 실외에서 말린 이불과 세탁물은 꽃가루가 묻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또 꽃가루 및 식품 알레르기 예방을 위해서 가정에서는 먼지 축적을 최소화하고 습도를 40~50%로 유지하며, 공기를 청정하게 하는 것이 유익하다.

꽃가루 수치가 높은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 마스크 착용이 권장된다. 자작나무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 중에는 사과나 복숭아를 먹으면 입안이나 목이 간질간질해지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듯이 특정 식품이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섭취에 주의하여야 한다. 적정한 운동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흡연과 과도한 알코올 소비는 피해야 한다. 콧속의 꽃가루를 생리식염수 등으로 제거하여야 한다. 이외에도 털이 날리는 애완동물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