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종 국회이전 말잔치로 끝나선 안된다

2025-04-29     충청일보

조기 대선을 앞두고 세종시를 비롯한 인근 오송읍까지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다. 국민의 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세종시 국회 이전에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임기 내 국회 본원과 대통령 집무실을 세종으로 완전히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면서 세종시 아파트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2주 연속 상승했고, 상승 폭은 전주의 5.8배로 가팔라졌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21일 기준 0.23% 상승했다. 이는 전국 아파트값이 전주보다 0.01%, 지방 아파트값이 0.04%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상승 폭이 가장 큰 서초구와 송파구도 0.18% 수준으로, 세종시 집값 상승 폭은 과천(0.28%)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2023년 11월 이후 내림세를 이어가다 지난 3월 31일 보합세를 보인 뒤 이달 들어 상승 반전했다.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부터 23일까지 세종시에서 신고된 아파트 거래 매매는 676건이다. 이는 1월 거래량 298건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4월 1~23일) 297건과 비교해서도 증가했다.

아파트 거래량은 2월에는 374건, 3월에는 771건으로 갈수록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신고되지 않은 거래와 4월 말까지 추가되는 계약을 더 하면 최종 거래량은 더 큰 폭으로 늘어 3월 거래량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파트값뿐만 아니라 청약 경쟁률도 치솟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세종시 산울동 산울마을 5단지 ‘세종파밀리에더파크’ 4채 무순위 청약 지원자는 10만8057명으로 집계됐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평형은 전용 84㎡로, 1채 모집에 3만3725명이 몰려 경쟁률이 3만3725대 1로 나타났다.

‘세종 수도’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면 세종과 인접한 오송 등 인근 지역까지 주거·투자 가치가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세종시는 행정수도 논의로 선거철마다 집값 급등락만 반복해 이번에도 말 잔치로 끝나고 말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2020년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김태년 당시 원내대표가 청와대, 정부 부처 모두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 그러면 서울·수도권 과밀과 부동산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며 행정수도 이전을 공식화하자 세종이 집값이 폭등했었다.

당시 세종시 집값 상승률은 역대 최고치인 44.93%(한국부동산원 기준)에 달했다.

그렇지만 이것은 오래가지 못했다. 폭등한 집값은 전국 부동산 활황세가 이어지던 2021년 세종은 홀로 이탈해 하락세(-0.78%)로 반전됐고, 이후 2022년 -17.12%, 2023년 -4.15%, 2024년 -6.46% 내리 4년간 주택가격이 하락했다. 이후로 2년간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지금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하락 폭이 컸기 때문에 지금의 오름세는 회복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대통령실 이전의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는다면 일시적 반등에 그칠 수 있어 우려된다.

대통령 집무실 건설, 국회 완전 이전, 행정수도 완성 등의 공약, 더는 선거철 말잔치로 끝나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