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기에 입산 통제해야

2025-05-07     충청일보

[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5월은 따듯한 햇볕에 비도 적게 내리는 좋은 날씨로 캠핑 등 야외 활동에 좋은 기후 조건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행사가 집중되어 있는 ‘가정의 달’이다. 많은 사람들이 야외 활동을 하는 시기이다. 꽃과 신록이 어우러진 유명지가 있는 산을 중심으로 가장 많이 찾는다. 산은 건조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면 화재 발생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타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건조한 기후가 계속된 시기에는 아무리 아름다운 곳일지라도 아예 입산을 통제하여 사람의 실수로 발생하는 화재를 근원적으로 예방하는 곳도 있다.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은 산불을 대형화로 쉽게 만든다.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 5월이다. 산불의 대부분은 인위적인 실수에서 시작된다. 등산객이 버린 담배꽁초, 캠핑장에서 불을 피운 후 제대로 끄지 않은 화로, 농촌 지역에서의 무단 소각 행위 등 사소해 보이는 행동이 순식간에 수십 헥타르의 산림을 집어삼키는 대형 화재로 이어진다. 최근 몇 년간 사례들을 보면, 불씨 하나로 인근 주택과 마을이 피해를 보고, 주민들이 대피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설마 나 하나쯤이야, 설마 나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인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어 사람에 의한 산불이 계속하여 발생하고 있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여전히 논과 밭두렁을 태우는 전통적인 관행이 남아 있다. 하지만 기온이 상승하고 습도가 낮은 5월에는 아주 적은 불씨도 강한 바람을 타고 산불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산림청과 각 지방자치단체는 봄철 산불 예방을 위해 소각 금지 계도 및 단속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법적으로도 허가 없는 소각 행위는 과태료나 벌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개인의 편의를 위해 태운 불이 사회 안전에 침해가 돼서는 안 된다.

도시 지역에서도 화재 위험은 존재한다. 따뜻한 날씨로 인해 가정 내 창문을 열어두는 일이 많아지며, 주방에서 불을 켜둔 채 외출하거나 환기를 위해 문을 열어둔 상태에서 바람이 불어 커튼이나 종이류 등에 불이 옮겨붙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캠핑이나 외부활동 시 사용하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나 전열기기 등은 부주의하게 사용할 경우 폭발이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일상 속 화재는 사소한 주의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불조심은 단지 개인의 안전을 위한 차원이 아니다. 화재는 한 사람의 실수가 수많은 사람의 생명과 재산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대표적인 사회적 재난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화재 예방에 대해 공동체적인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야외활동 시 인화 물질을 함부로 버리지 않고, 화기를 다룰 때는 철저히 점검하며,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는 한 번 더 경계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소방청은 주거 공간의 화재부터 모든 화재에 대하여, 산림청은 산불 예방 캠페인을 전개하며 국민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정책과 제도가 마련되어 있어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식이 따라주지 않으면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불은 한번 나면 되돌릴 수 없다. 그러므로 ‘미리’, ‘꼼꼼히’, ‘철저하게’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5월의 푸르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우리가 모두 불씨 하나에도 경각심을 갖는 것이다. 각 가정과 지역사회가 생활 속 불조심 문화를 확산시키고, 작은 실천을 통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기를 바란다. 봄의 아름다움이 그을음으로 얼룩지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바로 화재에 대한 ‘주의’와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