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골잡이 김현오, 볼보이에서 K리그1 스타로
고교생 데뷔전 선제골로 구단 새 역사 써 대전하나시티즌 최연소 득점자 탄생 성장 스토리 주목… 지역 축구의 산증인 급부상 "이 골을 시작으로 더 멀리 가겠다" 각오 밝혀
10대 고교생이자 유소년 시스템의 산실에서 자란 김현오가 대전 축구계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볼보이로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소년은 이제, 프로 무대에서 팀의 선제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이름을 관중석에 각인시켰다.
충남기계공업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현오 선수는 지난 3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K리그1 11라운드 경기에서 대전하나시티즌의 선발 공격수로 출전했다.
데뷔 무대였음에도 그는 위축되지 않고 전반 36분, 박스 안 공간을 완벽하게 공략한 후 강력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 골은 김현오가 만 17세 7개월 21일의 나이로 작성한 기록으로, 대전하나시티즌 역사상 최연소 득점이라는 타이틀을 안겼다.
경기를 마친 후 김현오는 "이 구장에서 어릴 적 공을 주우며 선수들을 동경했던 시간이 생생하다. 오늘 그라운드에서 골을 넣은 자신이 아직도 낯설다"며 "이 한순간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기회를 잡아 대전을 대표하는 공격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매일 훈련이 끝난 후에도 혼자 남아 슛 연습을 했던 시간이 떠오른다. 그 노력의 일부가 결실을 맺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김현오는 대전 유소년 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정통파 지역 자원'으로, 중학교 시절부터 전국대회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쳐왔다. 충남기계공고 진학 후에는 개인 기술뿐만 아니라 경기 운영 능력까지 발전시켜 지도자들 사이에서 일찌감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골은 지역 유망주가 프로 무대에서 실력을 증명하며 정규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고등학생 신분으로 이룬 데뷔골은 K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손에 꼽을 만한 기록이다.
대전시교육청 김희정 체육예술건강과장은 "김현오 선수는 꾸준한 성실함과 자신을 믿는 태도가 지금의 결과를 만든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의 사례는 학교 체육의 힘을 증명하는 대표적 성공모델이자, 지역 학생 선수들에게도 커다란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앞으로 김현오와 같은 인재들이 학업과 스포츠를 균형 있게 병행하며 더 큰 무대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학교·구단·지자체 간 협력 체계를 정비하고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현오는 현재도 학업을 병행하며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보내고 있다. 그의 발끝에서 시작된 이 한 골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여는 첫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그다음 행보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대전=이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