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물 없다는 이번 대선

2025-05-11     충청일보

21대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대권 주자가 속속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후보등록 마감일인 11일 오후 5시 기준 등록 후보 수는 7명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를, 국민의힘은 김문수 후보를, 개혁신당은 이준석 후보를, 민주노동당은 권영국 후보, 자유통일당은 구주와 후보를 각각 내세웠다. 송진호 후보와 황교안 후보는 무소속으로 나섰다.

문제는 세간에서 '이번 대선 후보 중 인물이 없다'는 소리가 많다는 점이다. 참정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시민들도 일부 존재한다.

한 시민은 "국민이 투표를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후보 개인들의 문제가 산적했는데 무슨 선택지가 있어서 고르란 건지 모르겠다"며 "물론 정치라는게 마냥 깨끗할 수는 없는 걸 알지만 이번 후보 모두 뽑기 싫은 적은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여론이 형성되는 데에는 지속된 경제불황, 세계 정세 불안정, 후보자들의 사법리스크 등에 대해 별다른 타개책이 보이질 않는 다는 점이 크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음주운전, 공무원자격사칭 등 관련 전과가 다수 존재한다. 앞서 20대 대선쯤 치러진 여론조사에서도 도덕성이 가장 떨어지는 후보자로 뽑히기도 했었다. 지난 1일에는 대법이 대장동, 백현동 관련 사건을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을 하면서 사법리스크까지 지게 됐다.

강제후보 교체까지 됐었던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김 후보 역시 다수의 전과가 존재하는데다가,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 및 재임 시절 뉴라이트에 가까운 역사관을 드러냈었다. 지금은 잊혀졌지만 과거 경기도지사로 재임할 당시 발생했던 '도지삽니다'사건이 있다.

당시 김 후보는 한 요양병원에 사적인 병문안을 가다가 119에 신고했는데, 용건을 묻는 소방대원에게 "내가 도지산데 왜 제대로 대답을 하지 않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었다. 

비교적 젊은 나이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가벼운 언행 등이 문제가 된다. 국민의힘에 몸담고 있던 2021년 당시 당원들의 지지로 보수정당 사상 최연소 당대표로 선출됐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갈등을 대표적으로 당내 불화가 잇달기도 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황교안 후보의 경우 검찰 출신 정치인으로 63대 법무부장관, 44대 국무총리, 미래통합당 초대 대표 등으로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편이다.

다만 과거 샘물교회 선교단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 옹호 발언,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 수사 방해 의혹,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 김학의 별장 성접대 사건 외압 의혹 등이 있다.

여기에 일명 '최순실 게이트'로 불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이 처음 의혹이 제기됐을 때 법무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근거 없음'으로 결론짓기도 했었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 자유통일당 구주와 후보, 무소속 송진호 후보 등은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시민들이 많다. 

이번 대선에서 소속을 불문하고 각 후보들이 행정수도 세종 이전을 내세운 점도 문제다.

행정수도 세종 이전의 경우 대선 단골 공약이었지만, 이 공약이 지켜진 적은 없다. 개헌, 일부 시민들의 반대 등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이 공약이 지켜질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는 6월 3일 치러질 대선에 국민 중 몇 명이나 투표할지는 아직 모른다. 앞으로는 선거 이전부터 '인물이 없다', '투표하지 않겠다'는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정치권도 자정할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