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2025-05-13     충청일보

[충청의창] 이장희 충북대 명예교수·(사)미래복지개발원이사장

요즘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서 문득 드라마나 영화 ‘타짜’를 생각해 보았다. 긴장감 넘치는 도박과 인물들 간의 복잡하게 얽힌 심리적 상황과 배우들의 행동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포커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엮어 인생사의 교훈을 전하면서 게임에 따른 위험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드라마는 작품 곳곳에 캐릭터 간의 관계설정과 반전의 묘미가 느껴질 수 있도록 해야 관객들이 예측할 수 없는 극적인 순간과 긴장감을 가져야만 될 것이다. 수 없는 복선들이 엮여 클라이맥스에 다다르면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드라마의 흐름에 대해 만족감을 갖게 된다.

‘동백꽃 필 무렵’과 ‘폭삭 속았수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던 것도 극작가의 세밀한 극중 논리가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필명이 본명이 아니라 이런저런 추측이 나돌았지만 제 절친 여식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극중 느낌이 배가된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등장인물들에 대한 캐릭터들은 다양하지만 각자의 목표를 갖고 있고 또 나름대로의 핸디캡도 갖고 있게 마련이다. 이들의 행동이나 심리가 어떠한지를 파악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고 이해도가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드라마 중간중간을 보지 못하면 다음 편을 시청할 때 왜 그렇게 되었지? 그런 비밀을 언제 알았지? 하다 보면 재미도 없어지고 이어서 볼 매력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다루게 되는 드라마에서 특히 ‘타짜’의 경우 희망의 메시지가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이들에게서의 메시지나 교훈을 우리는 살피고 또 살펴봐야 한다.

필자는 강의 중에 ‘미스터 션샤인’을 꼭 보라고 권하고 있다. 100년 전 미 일 중 러의 틈바구니에서 살고자 했던 우리 선조들의 몸부림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훈을 되새겨야 함에도 우리는 지금 중국 편이냐 미국 편이냐, 또는 친중파냐 친일파냐를 갖고 정치놀음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내 편이 아니면 모두 상극의 관점으로 몰아가고 남의 탓으로만 핑계뿐인 정치판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현재의 한국정치나 현황을 보고 있는 듯하다.

여당도 원칙에 맞지 않는 치졸한 싸움판 끝에 대선후보를 정하면서 당원들의 민심을 헤아리지 못하는 하류 민주주의 끝장을 보았다. 뒤늦게나마 한 계엄사과는 인정하지만 공당의 업무를 수행함에는 원칙을 중시해야 한다.

야당도 법에 어긋나는 일당독재의 입법권과 탄핵을 휘두르고 맘에 안든다고 대법관 탄핵을 하려하고 있고 국민을 우롱하듯이 노이즈 마케팅 정치로 재미를 보려고 하고 있다. 대선이 코앞에 다가왔는데 법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이 세태를 어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느 누가 대통령이 된다 한들 법과 원칙이 무너진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보장받을 수 없는 혼돈의 시대가 될 것이고 치욕의 역사로 남게 될 것이다. 이제라도 정상과 공정이 자리잡는 계기가 되어야 할 시기이다.

‘타짜’의 교훈은 단순한 정치판 같은 도박의 게임이 아니라 인간사 선택과 결과에 대한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번 대선도 이러한 흐름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