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의 발전과 그림자

2025-05-27     충청일보

[충청의창] 심완보 충청대 교수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플랫폼 유튜브가 올해로 20년을 맞았다. 20년 전 유튜브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자베드 카림이 19초짜리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온라인 영상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유튜브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매달 전세계 20억 이상의 사용자가 유튜브에 로그인을 하고 있고, 매일 10억 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영상을 시청하고 수십억의 조회수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의 콘텐츠 창작자인 유튜버의 증가율도 가파르다. 2021년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로 수입을 신고한 인원은 3만4219명으로 집계됐으며 2019년의 2776명과 비교하면 2년만에 12배 넘게 늘었다. 2022년 9월 월간 사용자 수(MAU·Monthly Active Users)는 4319만 명을 넘어 전체 인구 중 83%가 이용하고 있었으며 월 평균 시청시간도 30시간 34분으로 세계 평균 23시간 24분보다 훨씬 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문제는 유튜브가 세대갈등, 젠더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데 있다. 유튜브를 시청하는 우리는 남녀노소 구분없이 서로 다 자신들의 고달프고 힘든 상황들을 이해하고 달래 주는 구독 채널들을 통해 자신이 처한 어려움의 원인에 대한 확증편향이 더 심해지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표출하는 집단은 모두 적으로 규정하여 비난과 제거의 대상으로 여긴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문자나 글보다 사진이나 영상을 좀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문제는 현재의 유튜브 영상 제작자들은 특별한 검열 없이 무작위로 영상을 조작하고 편집하여 시청자들에게 유포할 수도 있다는 데 있다. 특히 대선과 같은 큰 정치적인 이슈나 사건이 발생할 때는 더욱 자주 올라오게 된다.

시청자는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되는 비슷한 내용의 연속적인 유튜브 영상을 자기 스스로 선택해서 본다는 착각 속에 빠져들게 되고 같은 종류의 영상에만 노출되다 보면 상대방을 혐오, 무시,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보게 된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조작되고 왜곡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의 또 다른 문제는 갈수록 유튜브 영상이 다양화되고 알고리즘이 진화할수록 아이들 각자는 서로 시청한 영상이 다르다. 학교에서도 그만큼 서로 간 관심사도 다르고, 공감대를 형성할 거리도, 같이 무언가에 관해 대화할 거리도 없다. 공중파 TV밖에 볼 것이 없었던 2~30년 전에는 전날 저녁 시청했던 방송 내용을 다음 날 아침에 서로 공감하며 이야기꽃을 피우던 시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특히 유튜브 영상이나 게임에 빠져든 아이들일수록 개인주의 성향이 심하며 이러한 문제는 학교 교육현장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무슨 일이든 단체로 무언가를 추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처음부터 나는 안 하고 싶다. 그냥 빠지겠다고 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어 단체로 모여서 진행되는 행사를 진행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성향의 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하면 말 그대로 ‘모여서 일하는’ 회사라는 환경에서 잘 적응해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좀 더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활동이나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